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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팔레스타인 유엔단체 평화상 불발에... "노벨위, 논란 거리 피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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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UNRWA 수상 불발
BBC "논란 후보와 거리 둬" 진단
시상 자체 보류했어야 지적도
한국일보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본의 원자폭탄 피해자 단체 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가 1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히로시마=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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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로 거론됐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의 수상이 불발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4만 명 넘는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전쟁 1년과 맞물린 상황에서, 노벨위원회가 관련 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하지 않은 것은 '논쟁'을 비켜가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일본의 원자폭탄 피해자 단체 니혼 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선정된 것을 보도하면서 "이번 결정은 노벨위원회가 평화상을 놓고 논란 거리가 되는 후보를 피해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해 구호 활동을 펼쳐 온 UNRWA를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았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1년과 맞물린 상황도 이 예상에 힘을 보탰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286개 후보(개인 197명, 단체 89곳)를 추천 받았다.

하지만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이스라엘에서 UNRWA 후보 자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잡음이 일었다. 최근 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임티르추는 노벨위원회에 UNRWA의 평화상 자격을 승인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전달했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UNRWA 직원이 가자지구 테러 단체의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중동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역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 자체를 보류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댄 스미스 소장은 현재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포함해 전 세계 50개국 이상이 무력 분쟁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상을 주지 않는 결정이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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