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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일어나"…여대생 자취방 홈캠서 흘러나온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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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 홈캠서 "일어나" 엄마 목소리

20대 새내기 대학생의 부모가 자녀의 자취방에 홈캠을 달아 감시하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다.

12일 JTBC '사건반장'은 자취하는 새내기 대학생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최근 부모님 몰래 자취방을 계약했다. 그러다가 부모님을 속인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진 A씨는 한 달 만에 이 사실을 털어놨다. 이 사실에 크게 실망한 부모님은 자취방에 홈캠을 설치해 어머니만 가끔 확인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죄송한 마음이 컸던 A씨도 동의해 홈캠을 설치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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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씨는 집에 들어갈 때마다 감시당한다는 생각에 불편해졌다. 또 어떤 날은 어머니가 원격조정으로 카메라 각도를 바꿨고, 잠을 자고 있는데 "일어나"라는 목소리가 홈캠에서 흘러나와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도 토로했다. A씨가 전화를 걸어 "뭐 하시는 거냐"라고 묻자 어머니는 "게으름 피우지 않냐. 이러려고 자취하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이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참 이상한 어머니시다. 범죄의 선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라며 "개인정보 보호법상 동의를 얻으면 CCTV 설치가 가능하긴 한데 동의를 거둔 상황 아니냐. 법률 얘기를 떠나서도 성인이다. 사생활이라는 게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간섭하거나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오윤성 교수 역시 "자녀와 부모 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 될 수 있다"며 "딸에 대한 걱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지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할 수 있다. 딸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누리꾼들은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홈캠으로 감시하는 건 너무하다", "아무리 부모라도 사생활을 일일이 감시할 권한은 없다", "역지사지해봐야 깨우칠 것 같다", "자식을 바른길로 이끄는 게 아닌 자식 망치는 길이다", "단호하게 부모의 품을 벗어날 때인 것 같다",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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