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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월급 67만원…생활비 마련하려 시가도 밀수” 北 외교관 출신 탈북민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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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韓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日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서 전한 北 외교관 실상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해외 파견 생활을 할 당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밀수를 해야 했을 만큼 열악했던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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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주최 탈북 외교관 토론회에서 리일규 전 쿠바 북한대사관 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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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전 참사는 지난 9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쿠바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할 당시 “월급은 500달러(약 67만 원)였다”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쿠바산 시가를 밀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걸맞은 보수를 받지 못하고 활동하는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맨 꽃제비”라며 “해외에서 북한 외교관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한국 외교관들은 환영을 받는다. ‘난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리 전 참사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기근에 빠뜨린 채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며 “그의 딸 주애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간부들의 경례를 받는 모습에서 북한 주민은 거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6년 첫 핵실험 당시에는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 북한 주민들도 현재는 핵무기가 ‘김씨 일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민심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 외무성의 옛 동료들을 향해 “내부 변화를 이루기 어렵다면 나라를 떠나 한 번뿐인 삶을 인간답게 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리 전 참사는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당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이후 국내로 들어온 최고위급 외교관이다.

리 전 참사는 태 전 의원과 북한에서 함께 탁구를 치며 친분을 가진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리 전 참사가 망명한 당시 태 전 의원은 “북한 외무성에서 김정일, 김정은도 알아주던 쿠바 전문가”라며 “김정은에게 올라가는 중남미 지역 문제와 관련한 많은 문건을 그가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가 풀리면서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고성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방벽을 쌓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요새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엘리트 계층 탈북민의 수치는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교관·해외주재원·유학생 등 엘리트 계층 탈북민은 10명으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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