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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이 사람도 상 줘라”…채식주의자 번역해 세계에 알린 영국인, 누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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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발굴한
英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독학으로 한국어 직접 배워
‘채식주의자’ 번역·출판 의뢰
한강 주요 작품 영어로 옮겨


매일경제

한강 ‘채식주의자’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2016.6.15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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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주요작을 영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알린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36)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스미스는 2016년 ‘채식주의자’를 영어로 번역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한강과 함께 공동 수상했다. 한강은 이때부터 국제적 명성을 쌓았고 결국 세계 최고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1987년 영국 북부 사우스 요크셔에서 태어난 데보라 스미스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21세까지 오직 모국어인 영어만 할 줄 알았던 그는 번역가로 진로를 정한 뒤 영국에서 틈새시장이었던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런던대학교 소아스(SOAS)에서 한국학 석사, 박사 과정을 밟았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채식주의자’를 만나 영문으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이 소설의 매력을 가장 처음 알아본 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소년이 온다’ ‘흰’ 등 한강의 다른 작품들도 영어로 옮겼다. 그는 한강 작품에 등장하는 ‘형’, ‘언니’, ‘소주’, ‘만화’, ‘선생님’ 등의 단어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번역해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스미스의 번역본은 여러 차례 오역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문단에서 스미스의 영역본이 한국어의 생략된 주어를 제대로 옮기지 못했으며, 스미스가 일부 텍스트를 왜곡하고 누락하면서 새롭게 창작한 작품과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오역 논란이 해외에도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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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2016년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6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에 참석했다.


이에 당시 스미스는 “창조적이지 않은 번역이란 있을 수 없다” 입장을 직접 밝혔다. 한강도 “번역가가 한국어가 서툴러 몇몇 실수를 했지만, 작품을 전달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한강의 작품은 공동 번역되고 있다. 한강의 ‘희랍어 시간(2023년 번역 출간)’은 스미스와 이예원이 공동 번역했고, 내년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을 앞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이예원과 페이지 애니야 모리스가 공동 번역했다.

한편 스미스가 설립한 독립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Tilted Axis Press)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번역 소설의 큰 승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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