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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VIP 격노설 들었다”, 김계환 “그런 말 안했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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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군사법원 국정감사

박정훈 “진실 밝혀 책임 물어달라”

김계환 “해병대 정신 아무 데나 붙여”

경향신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지난 9월25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8차 공판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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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1일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김계환 사령관으로부터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을 들었다고 재차 확인했다. 반면 김 사령관은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VIP 격노설의 진위는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요소이다.

박 대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7월31일 오후 5시쯤 김 사령관에게서 ‘VIP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임성근 사단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해 국방부가 이첩보류를 지시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발화자로 지목된 김 사령관은 국감에서 박 대령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사령관은 당시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박 대령과 김 사령관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렇게 답변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위증을 한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위증으로부터) 증인 보호 차원에서 정리를 하겠다”라며 재차 입장을 물었고, 두 사람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이 군사법원의 VIP 격노설 사실조회 요청을 거부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고 인정한 것 아니냐”고 묻자, 박 대령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채상병 특검법이 최근 재차 국회에서 부결된 점을 언급하며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하는데 검·경은 1년 넘게 결론을 못 내고 있고 공수처도 수사의지가 있다고 믿었으나 그 의지마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은 이어 “왜 이렇게 시간이 가도록 제자리걸음인지 답답하다”라며 “여야 국회의원들께 간청한다. 꼭 실체적 진실을 밝혀서 저를 포함해 책임 있는 자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지난 8월8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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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사령관은 이날 야당 의원들이 자신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해병대 정신’을 언급하자 “해병대 정신을 여기저기 갖다 붙이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해병대를 겪지도 않고 체험도 안 해본 사람들이 아무 사안에 해병대 정신을 갖다 붙이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지만, 김 사령관은 “부적절하지 않고 사령관으로서 드릴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맞섰다. 정 위원장은 “해병대 나온 사람만 해병대 정신을 얘기할 수 있나”라며 “제가 보기에는 박 대령이 진짜 해병대 정신인 것 같다. 김 사령관과 임 전 사단장은 비겁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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