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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창용 "기준금리 오랫동안 긴축으로 갈 이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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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금리인하 ◆

매일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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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은행이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으로 먼저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물가상승률과 부동산 가격,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세로 돌아선 것도 금리 인하에 여력을 보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내수 부진을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연 3.5%의 높은 기준금리가 내수 침체의 원인"이라는 진단을 지속해 왔다.

KDI는 지난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9일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며 "2003년 카드대란 수준으로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리를 내려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중 6명이 인하 의견을 냈다. 장용성 위원만 연 3.5%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그동안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흐름은 괜찮고 하반기 내수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스탠스를 유지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진 것은 좀 어색하고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가계부채와 집값 데이터 변화가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완화시켰고, 동시에 다양한 곳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게 금통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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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다만 "내수에 여러 항목이 있는데, 소비에 관해서는 하반기 물가가 1.8%로 아주 낮은 수준에서 회복 국면에 있다"고 했다. 또 "건설 투자는 좀 낮지만 수출이 잘 버텨줘서 성장률 2.4%를 예상하고 있는데,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할 것에 대한 우려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0~11월에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이 금융 안정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금리를 더 인하하면 가계부채가 증가하지 않겠느냐, 이게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이 실기한 것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8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음에도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났는데 그거 예상하고 (지적)한 것인지, 오히려 그분들에게 물어봐달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 8월에도 저희 내부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그 당시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연율 20%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부동산 가격을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빨리 올라갈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주택 심리를 추가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와 얘기를 하고 거시안정성 정책을 강화한 다음에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는 생각에서 (동결)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특히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안정을 위해 정부와의 협조를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는 금리 인하 기대뿐만 아니라 수도권 부동산 공급이 어떻게 될 것인지, 공사 비용과 건축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교육 문제라든지 이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관계돼 있다"면서 "정책 공조를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하며, 정부가 상당한 의지가 있고 지금 공조가 굉장히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5조7000억원이 증가한 113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오수현 기자 / 곽은산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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