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언론 보도…"美정부, 이스라엘 계획에 덜 긴장"
美전문가, 무력 과시하되 교전 일단락하는 절충점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 |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신재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대이란 보복 범위에 대한 합의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10일(현지시간) 양국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보복 공격을 하면서 핵시설 등 특정 목표물을 타격할 경우 중동에서 또 다른 전면전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는데, 정상들이 통화를 통해 공격 범위를 조율했다는 얘기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한 당국자는 이 통화가 끝난 후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통화 이후 이스라엘의 계획에 대해 조금 덜 긴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고위 당국자도 공격의 성격과 범위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차이가 좁혀졌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들은 두 정상의 통화에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전화로 보복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했고, 정상들은 참모들이 합의한 일부 양해 사항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전날 대이란 공격 계획과 미국 정부와의 합의 내용을 브리핑하는 회의를 가졌으며, 내각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공격 시기를 결정하도록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양국의 대이란 보복 공격 관련 의견이 대체로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양 정상의 통화가 양국 간에 계속되고 있던 대이란 보복 계획 논의의 정점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식통은 또 대이란 보복에 관한 양국 간 대화가 향후 며칠간 계속될 것이며, 갈란트 장관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장관(왼쪽)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장관(오른쪽) |
미국과 가장 뜻이 잘 통하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갈란트 장관은 애초 지난 9일 워싱턴을 방문해 이란에 대한 보복 문제를 조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8일 갈란트 장관의 워싱턴 방문 계획이 돌연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먼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계획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갈란트 장관의 미국행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자신과 대화를 꺼려온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성사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자신과 반목하는 갈란트 장관을 욕보이려는 시도였다는 해석도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폭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일 이스라엘에 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시사하면서 석유 시설이나 핵시설을 타격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양국 간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상황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뛰어난 공군의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직접적인 교전을 일단락짓고자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선에서 이란의 군사시설을 겨냥하는 중간 강도의 보복 시나리오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일간 하레츠는 이란 및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무력충돌을 일단락짓기 위한 선택을 할지 아니면 확전을 불사하는 선택을 할지가 지난 2주간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주요 논쟁의 주제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혁명수비대 우주항공군(공군) 사령관의 이스라엘 공격 성공을 축하하는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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