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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한강 父 한승원 “딸은 청출어람, 승어부…문장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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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 전남 장흥 작업실서 기자회견

서술방법 겹칠까 자신 소설 읽으라 하지 않아

“소설은 중노동” 딸 건강 관리 당부

서울신문

2005년 11월 문학사상사 주관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상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한강 씨가 작가인 아버지 한승원 씨와 함께하고 있다. 문학사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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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아버지 한승원(85) 작가는 딸을 ‘아버지를 뛰어넘은 승어부’(勝於父)라고 했다.

한승원 작가는 11일 전남 장흥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 해산토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출어람(靑出於藍) 등의 말을 인용하며 “딸은 부모를 뛰어넘은 자식”이라고 평가했다.

한승원 작가는 딸이 소설을 쓰면서 자신에게 상담이나 조언을 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 소설을 읽어보라고 한 적도 없다”며 “소설가는 서술 방법을 닮으면 안 된다. 김동리(소설가)가 한 사람만 있어야지 두 사람이 있으면 한 사람은 죽는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리얼리즘 소설의 대가 황석영 작가 등 유명 3세대 작가 대신 4세대로 분류되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배경에 대해서 ‘섬세한 감수성’을 말했다.

그는 “내 세대, 제3세대 작가로 황석영씨가 대표적인데 그의 사실주의 소설 특징은 민주화 근대 운동이 한참 일어날 때라 저항적인 요소가 강했다”며 “심사 위원들은 한강의 리얼리즘에 담긴 아름다운 세계를 포착했기 때문에 후세대에 상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딸의 문장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한강 부친 한승원 -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한강 부친 한승원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작가가 11일 전남 장흥 안양면 해산토굴(한승원문학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의 노벨상 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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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는 한강 작가의 강점으로 ‘끈질긴 성격’을 꼽았다. 자신이 젊은 시절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며 서서 글을 쓰는 모습 등을 보고 자란 딸이 “끈질기게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배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승원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 대한 한강 작가의 의사도 전달했다.

그는 “(딸에게) 출판사와 장소를 마련해 기자회견을 하라고 했는데 (딸이) 그렇게 해보겠다고 하더니 아침에 생각이 바뀌었더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했다.

한승원 작가는 딸에게 ‘건강 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소설을 쓰는 건 그야말로 중노동”이라며 “건강해야 좋은 작품, 소설을 끝까지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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