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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금리 인하에도 대출문턱 높아…당분간 집값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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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4.10.09.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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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내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와 집값에 이미 반영돼 있고 대출 문턱도 높아졌기 때문에 집값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올 경우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은 서울 중심으로 급등한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둘째 주(0.32%)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로, 8월 둘째주(0.32%)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73주 연속 오르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상승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집값 상승 요인이지만 당분간 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인하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 부담이나 향후 주택 매입 자금조달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에 반영돼 있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대출 총량 관리 움직임이 더해져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역시 “이자 부담이 줄면 고금리 시기 때 주택 구입을 미룬 매수자가 주택 구매에 나서거나,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에 다소 도움될 수 있다”면서도 “집값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집값은 지금처럼 소폭 오르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연말이나 내년 초까진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는 상황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 방향성이 확인된 만큼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선호 지역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강남3구 등 고가 주택의 경우 신규 공급이 부족해 거래량은 줄더라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출금리의 인하 폭과 속도가 집값 향방을 가를 변수라고 진단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은 금리보다 대출규제에 대한 영향이 더 크다”며 “기준금리가 내려도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높이면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향후에는 대출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적어도 연내에는 기준금리와 비례한 대출금리 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봤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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