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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일)

고려아연의 마지막 베팅 통할까...자사주 공개매수가 89만 원으로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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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수량도 전체 주식의 15.5%에서 17.5%로 확대
한국일보

장형진(왼쪽 사진) 영풍그룹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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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을 둘러싸고 영풍·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자사주 공개매수가를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안을 의결한 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에서 약 17.5%로 확대했다. 매수 주식 수를 320만9,009주에서 362만3,075주로 늘린 것이다.

앞서 MBK 측은 9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83만 원에서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9월 초 53만 원이었던 고려아연 주가는 지분 확보 경쟁 속에 8일 77만 원이 됐다. MBK 측과 고려아연 모두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으로 올린 상황에서 MBK 측이 "추가 가격 경쟁으로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밝혔던 것이다.

때문에 이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양측의 지분 경쟁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로 인한 회사의 부실화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 고려아연 측에는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조치로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 원에서 약 3조2,245억 원으로 커졌다.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고 "장기적 기업 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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