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헤즈볼라, 후티 반군이 대응에 나설수도”
걸프국들 “이스라엘 보복에 우리 영공 사용 안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지난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중동 정세를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이란이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에게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을 위해 영토와 영공을 내줄 경우 응징을 경고했다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이 위협한 걸프 아랍 국가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을 포함한 6개국이다. 이 국가들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이란의 고위 당국자와 외교관을 인용해 이란 측이 이번 주 가진 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순방에 오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외무장관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란은 특히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어떤 지원이라도 한다면 이라크나 예멘의 친이란 세력들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이란 한 외교관이 전했다.
이란이 이달초 이스라엘을 향해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양측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치명적인 보복을 예고한 상황이다. 보복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악의 경우 이란의 핵시설이나 석유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걸프 아랍국가들은 이란의 석유 시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아 달라고 미국 측에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을 받을 경우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이 자국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우디와 UAE, 카타르 등 산유국들은 미국 정부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시 자국의 영공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걸프지역 미 우호국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충돌로 번지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 가능성까지 커지자 중동 정세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아랍 지도자들은 미국이 맹방인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개입하게 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패니코프는 “이스라엘이 신중하고 세밀하게 조정된 대응을 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걸프 국가들의 우려가 중요한 논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okiya@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