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상장 73%, 최근 주가 공모가보다 낮아
부실기업 틈새상장 통로 전락…‘제2의 파두’ 우려
일반상장도 64% 공모가 못 미쳐…제도 개선 시급
부실기업 틈새상장 통로 전락…‘제2의 파두’ 우려
일반상장도 64% 공모가 못 미쳐…제도 개선 시급
[사진 = 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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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적게는 커피값이라도 보장한다는 우스겟소리가 통용될 만큼 개인투자자들이초기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창구로 여겨졌던 ‘공모주 청약’에 대한 이미지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청약에 참여한 개미투자자들의 손해가 잇따르자, 공모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졌고 근본적인 제도 절차 자체의 문제가 있단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 대부분이 최초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술특례상장을 받은 203개 기업 중 73%에 달하는 149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았고, 81개 기업은 공모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혁신적인 기술력이나 높은 성장성을 가진 기업이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2005년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도입됐으나, 2013년 이후 모든 업종으로 확대 적용됐다.
잠재미래가치를 따져 상장한 만큼,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가 상승했어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상장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상장된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평균 주가는 공모가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다. 도입 초기 해당 제도를 반대하는 측이 제기했던 재무상태가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을 상장시키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단 우려가 현실화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기술특례 상장제도가 재정부실 기업들의 틈새상장 길목으로 전락했단 평과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선 ‘제2의 파두’ 사태가 재발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파두는 한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8월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파두는 상장 시 예상 매출액을 1203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상장 직후 3분기 매출액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5900만원에 불과해 투자자들에게 충격과 손실을 안겼다.
기술특례상장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상장 기업도 64%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2021년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이었지만,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2만2000원으로 3년새 50% 가까이 하락했다.
이 외 모아데이타 -80%대, 케이옥션 -60%대, 나래나노텍 -50%대 등 상장 당시 시장의 많은 기대를 받았던 다수의 기업들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절반가량 낮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일반상장 기업 중 공모가 보다 현재 주가가 50% 이상 하락한 기업은 전체의 31%에 달한다.
이에 상장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병기 의원은 “개미투자자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절차를 신뢰해서 청약을 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데, 공모가 부풀리기가 의도됐다면 일종의 범죄행위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면 정책당국의 직무유기”라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공모가 산정 절차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즉각 개미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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