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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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를 결정했지만 일반인이 체감하는 대출 금리 인하 효과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미 시장금리에 반영된 상태이고,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금리 인상을 진행해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혼합형(5년 고정·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71~6.11%에 형성됐다. 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전일 3.32%로 마감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 하단은 각각 4.25%, 4.53%를 기록 중이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은 금리 하단이 3%대 이지만 우대금리를 최대로 적용받았을 때 기준으로 일반적인 차주는 4%를 훌쩍 넘는 금리에 대출을 이용 중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면서 시작된 금리 인상의 기조가 바뀌는 순간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5월(연 0.75→0.50%)이 마지막이다.
긴축통화 정책의 기조가 완화로 바뀌는 신호탄이 쏘아졌지만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은행 대출 금리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해 10월 4.56%를 기록한 후 줄 곳 내리막을 걷다가 지난 8월 3.51%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소폭(0.01%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한 은행 영업점 대출 광고 모습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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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은행채 5년물의 평균 금리는 3.22%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하락했지만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올린 것이 영향을 줬다. 지난달 시장금리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으나 은행권이 지속해서 금리를 올린 만큼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이미 시장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다. 지난해 12월부터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전일 기준 격차가 0.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은에서도 과도한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도 떨어지면서 지난 8월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3.51%)는 기준금리와 차이가 없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가계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평균 2.13%포인트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기준금리가 3.25%였던 2011년 6월~2012년 6월 주담대 평균 금리는 4.95%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금리에 반영된 상태로 다음번 인하 시기와 폭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금리도 떨어졌지만 주담대 금리도 은행 간 경쟁, 고정금리 대출 확대 등으로 인해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할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계대출 관리도 대출 금리 하락을 막는 요인이다. 지난 7월부터 대출금리 관리를 위해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올렸다. 여기에 유주택자 주담대 중단, 조건부전세대출 중단, 대출모집인 취급 대출 중단 등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출 제한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9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5조6029억원으로 전월보다 41.8%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 규모가 크다.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은행은 10월에도 가계대출 금리 인상을 이어갔다.
전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에 대해 연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 하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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