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미래사업 선두…경쟁사와 협력도 불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4년 1월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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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달 취임 4주년을 맞았다. 2020년 10월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와 기아 연 매출은 약 두 배, 글로벌 판매 순위는 3위까지 올랐다. 생존 전략도 달라졌다. 글로벌 완성차업계 패스트 팔로워였던 양사는 이제 '퍼스트 무버'다. 경쟁사와의 상생에도 적극적이다.
2024 신년회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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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판매, 사상 최대 실적'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기아는 합산 연간 판매대수에서 앞으로 나아갔다. 2020년 합산 635만346대에서 2021년 666만7085대, 2022년 684만6376대로 질주했다. 글로벌 판매 5위권을 겨우 지켜내던 현대차·기아가 3위로 발돋움한 게 바로 이때다.
이후 탄력이 붙었다. 정 회장 취임 3년 만인 2023년 '사상 최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는 4년 만에 연간 판매 400만대를 돌파했고 기아는 처음으로 300만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양사는 합산 730만4282대를 판매, 2위 폭스바겐그룹(2023년 924만대 판매)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현대차·기아 성장에 대해 당시 외신에서 '놀랍다'는 평가가 줄지었다. 정 회장 취임 초반이었던 2020~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과 중단이 반복되던 때였는데 대체 소자 174개 개발이라는 기지를 발휘했고 생산력을 빠르게 회복한 게 예상 밖이었다는 분석이었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기아 연간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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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수가 늘어나니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 2020년 합산 연 매출 160조원을 겨우 넘겼던 현대차·기아는 이후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이란 타이틀을 갈아끼웠다.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세운 2023년에는 합산 262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연 매출도 달성했다.
전기차 후퇴 없었다…미래 사업 집중
정 회장은 취임 후 전기차로의 전환도 밀어붙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쉬지 않았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다수가 계획을 수정한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패스트 팔로워였던 현대차·기아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퍼스트 무버'로 재탄생하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 것이었다.
정 회장은 일찌감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개발을 추진했다. 전기차 안전 강화에도 가장 먼저 나섰다. 생산 속도 끌어올리는 작업도 가장 빠르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도처에서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을 완성해 가고 있다. 국내 기아 광명 EVO Plant과 미국 현대차 조지아 공장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빠르게 움직인 덕인지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는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특히 전기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올해 1~7월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미국 완성차 브랜드인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를 제쳤고 이제 테슬라와의 정면승부를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더 큰 시장을 바라봤다. 자동차를 넘어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 시야를 넓혔다. 정 회장은 사재 1억7600만 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최고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곧이어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도 품에 안았다.
이 같은 추진력에 대해 미국 CNBC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미래항공 모빌리티 등 다른 경쟁 업체들이 포기하고 있는 영역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완성차업계 리더로서 시장을 개척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추진력은 곳곳에서 인정 받았다. 정 회장은 미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모터트렌드(Motortrend)가 선정한 '2024 자동차 업계 인물 50인' 중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23년 '올해의 인물' 선정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위 5위권 내 이름을 올린 정 회장이다.
경쟁자와 맞손…불문율 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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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도 썼다. 지난 9월 GM과 손을 잡았다. 경쟁관계인 완성차업체가 손을 잡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전기 및 수소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자는 취지였다. 앞서 토요타와 BMW가 수소차 동맹을 맺은 것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곧이어 정 회장이 토요타와도 협력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시장에 충격이 이어졌다.
토요타와의 협업이 예상되는 쪽도 수소 분야다. 정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이달 중 회동이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두 사람이 만난 뒤 토요타와 현대차그룹이 특정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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