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83만원서 더 안올려"…고려아연, 오늘 '추가 상향' 의결시 공개매수 승리 가능성
MBK, 높아진 자금부담+금융당국 주시에 부담 커진 듯…고려아연 "공개매수 반드시 완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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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응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 추가 인상 카드를 꺼낸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영풍정밀(036560)의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상향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최윤범, 마지막 카드는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상향 안건을 논의한다. 11일은 오는 23일까지인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기간을 늘리지 않고 공개매수 가격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현재 공개매수 일정으로는 MBK-영풍 연합군이 경영권 분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다. 양측이 제시한 가격은 83만 원(고려아연)·3만 원(영풍정밀)으로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는 오는 14일 끝난다.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23일,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는 21일 종료된다. 주주 입장에선 확실한 차익 실현을 위해 양쪽 공개매수에 모두 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면 일찍 매수를 마무리 짓는 쪽이 유리하다.
변수는 MBK가 추가적인 공개매수가 동결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최 회장이 한 번만 더 가격을 상향하면 손쉽게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판세다. 최소 규모만 인상해도 된다. 고려아연은 전날(10일) "진행 중인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소각을 반드시 완료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혀 매수 가격 상향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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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공개매수가 동결로 '출구전략' 찾는 듯
MBK는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경영권 인수를 위한 지분 경쟁 중에 '더 이상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패를 미리 보여주면서 '기업가치'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사모펀드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MBK가 적극적이던 태도를 갑자기 접고 '매수가 동결'로 자기 팔을 묶은 것을 두고 '출구전략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금 부담이 너무 커진 것도 이유일 수 있다. 추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과정을 감안하면 더는 올리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 원→75만 원→83만 원으로 올렸는데, 최대 물량(302만 4881주) 기준으로 계산하면 투입 자금 규모는 1조 9962억 원(주당 66만 원)에서 2조 5106억 원(주당 83만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쯤에서 빠져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MBK는 영풍과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계약을 맺고 공개매수로 사들인 고려아연 주식과 영풍의 기존 지분을 합친 물량 중 50%+1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경영권 확보 대신 단순 지분 투자자로서 고려아연 성장과 엑시트 전략에 따라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경영권 분쟁 종료 이후 주가가 과거로 회귀하는 특성상 50만 원대에 장내 매수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계산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금융당국이 이번 공개매수 경쟁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MBK는 불과 하루 만에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상향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측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선에서 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조사와 법원의 판단뿐 아니라 MBK의 입장 변화에 대한 의구심도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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