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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명태균 악재에 확대되는 '용산 리스크'…곤혹스러운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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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브로커' 명 씨 폭로 점입가경…野 파상 공세
"국정 농단으로 볼 여지 있다"…악재 돌파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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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자택을 수시로 방문하며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순방길에 오르며 인사하는 모습. /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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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대통령실과 여권이 엮인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여권 유력 인사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까지 밀접한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의혹을 제기해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국민의힘은 명 씨와 선을 긋고 있지만 연이은 대형 악재를 걷어낼 수 있지는 불투명하다.

명 씨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의 핵심 당사자다. 명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주요 인사와 친분을 주장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또한 지난 대선 당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원 연락처 약 57만 건이 명 씨에게 넘어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명 씨는 자신이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의 자택을 수시로 방문해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김 여사가 자신에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합류를 제안했고,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여사와 자주 소통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부부에게 최재형 전 의원을 국무총리로 추천했다고도 했다.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거물급 여권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여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를 '협잡꾼'이라고 지칭하며 수사당국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명 씨와 관련한 논란 확산과 당 혼란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24%였다. 취임 후 최저치다.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27%)은 민주당(28%)에 역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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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를 '협잡꾼'으로 표현하며 당국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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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가 당정 지지율의 동반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이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 논란, 명 씨의 폭로까지 더해져 당정의 동력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여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더 민심을 잘 살피겠다"고 말을 아꼈다.

야권은 명 씨를 '비선'으로 의심하며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명 씨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명백한 제2의 국정농단 사태"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나라를 발칵 뒤흔들었던 '비선 실세'라는 국민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여권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정치 풍토를 잘 아는 정치인이라면 이 바닥(정치판)에 브로커나 자기를 돕겠다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이들이 자가발전을 잘 돌린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 것"이라면서 "지금 명 씨 논란이 크긴 하지만 야당이 수면 밑에 있던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논란을 확대하는 것은 너무 속 보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악재를 돌파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사인(私人)인 김 여사가 실제 명 씨와 통화한 것이 드러나는 등 여당 공천에 개입했던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며 "공천 개입 의혹이 아니라 국정 농단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검찰에 나가 수사받았어야 했다"며 "이제와서 국민에게 사과하더라도 민심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에 인용된 NBS 여론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5.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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