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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임종룡 “자회사 인사권 내려놓겠다”...우리금융 임원 친척까지 대출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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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국감

임종룡, 4대 개혁안 내놔
지주사 인사 사전합의제 폐지
외부인사로 윤리경영실 신설
소문·투서 전부 조사하기로
任 “책임질 일 책임 지겠다”


매일경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0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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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질 일이 있으면 충분히 책임지겠다. 우리금융은 절박한 상황이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신뢰 회복이 힘들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불법대출 논란으로 10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 권한의 핵심으로 여겨지던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내려놓는 등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이날 불법대출 논란과 관련한 위원들의 질의에 임 회장이 내놓은 대책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지주 회장의 자회사 임원 인사권 축소, 친인척 여신거래 차단 프로세스 도입, 윤리경영실 신설, 여신감리조직 격상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회사 임원 인사권 축소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기도 한 회장의 권한과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 자회사 임원 선임과 관련한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주 회장의 ‘제왕적 권한’이 그룹 내부 소통을 불투명하게 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로 이어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번에 회장의 계열사 임원 인사권 포기도 이 같은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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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자회사 대표(CEO)를 비롯한 부행장 등 일반 임원 전반을 대상으로 한 인사권을 보유해왔다. 이에 지주 회장의 인사권이 과도해 그룹 내 의사소통이 경직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사 전권을 휘두르는 회장의 눈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자회사 문제 상황을 축소해서 보고하거나 은폐할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각 자회사에 일임하기로 했다. 은행 등 자회사 임원 192명을 선임할 때 현재는 지주사와 사전합의하도록 돼 있지만, 향후엔 자회사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지주회장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의장으로서 행장 등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에만 관여한다.

부당대출 재발 방지를 위해 임원 친인척 여신거래 관리 감독 수준도 강화한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주고,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자회사도 12억원 상당의 대출을 부당한 방법으로 승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며 “잘못된 기업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고위 임원 친인척 대출 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해 사태 재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 전 임원을 대상으로 본인과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까지 개인정보를 등록해서 관리한다. 이를 통해 각 계열사 영업점에서 대출을 승인하기 전, 해당 고객이 그룹 고위 임원 친인척인지를 즉각 확인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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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0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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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은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며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윤리내부통제위원회 신설 구상도 공개했다. 지주사엔 윤리경영실도 설치한다. 윤리경영실은 내부고발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법조 회계 등 외부 인사 위주로 책임자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부당한 지시와 업무관행을 감시할 뿐 아니라 지라시와 투서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과 사후조치하는 권한을 갖는다. 우리금융은 손 전 회장 부당대출과 관련해 다양한 지라시(정보지)와 소문이 돌았는데, 이에 대한 보고가 없어 이번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측은 조사 권한을 가진 윤리경영실을 통해 그룹과 관련한 소문과 고발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내부 횡령 등을 감시할 여신감리조직도 부에서 본부로 격상한다. 기존엔 여신감리부에서 여신을 관리했으나 향후엔 여신감리본부로 격상하고, 본부장급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여신감리부의 수장인 부장이 영업점 지점장과 동급이라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신감리본부는 내년 2월부터 이상거래감지시스템(FSD)을 가동하고, 과거 사고사례를 분석해 사고 위험과 이상징후를 사전에 포착한다. 사전 예고하던 영업현장 점검도 불시상설점검으로 변경하고 암행감찰도 실시해 실효성을 높인다.

이밖에 임 회장은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도 부당대출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전 계열사 부당대출에 대해 정보교류 시스템 만들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엔 “인사 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임 회장이 이번에 내놓은 지주 회장 권한 축소와 조직 신설 등의 조치는 올해 연말 인사 때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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