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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노벨상 수상자 배출로 AI 혁신 산실 된 ‘딥마인드’, 신약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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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구조는 ‘몸풀기’… 신약 출시도 눈앞

10년 동안 못 알아낸 단백질 구조

불과 30분 만에 밝혀내 기술 혁명

DNA·RNA 분자 구조 등도 예측

“수년 내 환자에게 투여될 것 기대”

구글의 인공지능(AI) 자회사 ‘딥마인드’가 9일(현지시간) 노벨화학상 수상자 2명을 배출하면서 AI 혁신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48)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39) 수석 연구과학자에 노벨화학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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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구글 인공지능(AI) 자회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왼쪽)와 존 점퍼 수석 연구과학자. 런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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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마인드의 기원은 2010년 ‘딥마인드 테크놀로지스’라는 이름으로 허사비스 CEO와 셰인 레그, 무스타마 술레이만이 공동 창업한 AI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머신러닝(기계학습), 신경과학, 수학,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컴퓨팅 인프라를 결합해 혁신적인 딥러닝(심층학습)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뭉쳤다. 스타트업 초창기에는 ‘탁구게임’으로 알려진 미국 아타리의 ‘퐁’,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같은 1970∼80년대 유행했던 비디오게임을 학습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딥마인드는 ‘강화학습’을 통해 독보적인 혁신을 이뤄냈다. 강화학습은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정답을 찾을 때까지 끝없이 문제 해결 과정을 반복하게 하는 방식이다. AI가 시행착오를 통해 정답을 스스로 찾게 함으로써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더욱 심층적인 강화학습을 통해 딥마인드는 체스, 바둑, 장기같이 고도의 지능을 요구하는 복잡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AI를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바둑 AI ‘알파고’가 딥마인드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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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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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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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지난해 4월에는 구글의 AI 사업부서 ‘브레인’이 딥마인드와 합병됐다. 구글에 인수된 이후 딥마인드는 본격적으로 인간 지능과 유사한, 나아가 이를 넘어서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딥마인드는 신약 개발과 질병 치료를 위한 AI 개발에 도전했고,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게 바로 단백질 구조를 파악·예측하는 AI 모델 ‘알파폴드’(2018년 출시)다. 단백질 구조 파악은 유형별로 최소 몇 달, 길게는 몇 년 이상이 걸리는 복잡한 과정이다. 딥마인드는 알파폴드를 통해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안드레이 루파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는 2020년 네이처에 “10년간 알아내지 못한 특정 단백질 구조를 알파폴드2가 30분 만에 밝혀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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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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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공개된 알파폴드2는 190개국에서 200만명이 넘는 연구자들에 의해 항생제 내성 이해, 플라스틱 분해 효소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됐다. 딥마인드는 알파폴드의 데이터베이스와 소스코드를 연구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했다.

딥마인드는 올해 5월에는 단백질을 넘어 DNA와 같은 다양한 생체 분자 구조까지 모두 예측할 수 있는 알파폴드3을 공개했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DNA, RNA 분자 구조 예측 과정이 단축되면서 ‘AI가 만든 신약’ 출시도 현실화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알파폴드3을 공개하며 가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수년 내 AI가 처음 설계한 약이 환자에 투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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