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SK, 네이트 운영사 SK컴즈 매각 재추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텔레콤이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 기조에 맞춰 효율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너지가 크지 않은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는 한편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인력 재정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 등을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괄매각과 분리매각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 매각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다만 어떠한 구조로 처분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최고 의사협의기구이자 경영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주축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리밸런싱 작업에 나선 가운데 SK텔레콤도 '탈통신'과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에 돌입했다는 게 시장 평가다. SK그룹이 최근 자회사 숫자를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계열사 대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텔레콤도 비핵심·비효율 자회사 정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네이트·네이트온 등으로 주목받은 IT기업이었다. 하지만 모바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네이트는 한때 네이버에 이어 포털 2위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점유율이 0%대에 머물고 있다. 실적도 악화 일로다. 2022년 69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지난해에는 86억원으로 늘었다. SK그룹은 2015년에도 IHQ(옛 싸이더스)에 매각하려 했지만 IHQ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매각에 실패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선보인 AI 비서 '에이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사업이 순항을 이어가면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보유한 네이트온 등의 역할이 더욱 무색해졌다는 시장 평가도 있다. 20년 넘은 토종 메신저인 네이트온은 201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카카오톡을 비롯해 인스타그램과 같은 외산 플랫폼의 거센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온과 관련해 기존 개인 메신저 시장에서 벗어나 소규모 프로젝트 단위에 최적화된 팀룸 기능 등을 강조하며 '업무용 협업 메신저'를 추구해왔다.

SK텔레콤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에프앤유(F&U)신용정보도 매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에프앤유신용정보는 SK텔레콤의 고객 상담부터 미납 통신비 채권 추심 등 고객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1998년 설립 이후 20년 넘게 연속 흑자를 이어갈 정도로 알짜 회사지만 채권 추심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와 일감 몰아주기 이슈 등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 매각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내부 인력 효율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9년부터 운영해온 퇴직 지원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격려금을 종전 최대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최근 크게 상향한 것이 대표적이다. 넥스트 커리어는 50대 이상 희망자에 한해 2년간 유급 휴직을 지원하고 본인 의사에 따라 복직이나 퇴직을 선택할 수 있게 돕는 일종의 경력 개선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인위적인 희망퇴직과는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내부 구성원들이 성공적으로 경력을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최근 미국의 '검색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와 함께 본격적으로 대화형 AI 검색시장에 뛰어들었다. 에이닷을 통해 한국에 특화된 개인형 정보탐색 경험을 빠르게 강화해나가고, 해외에서는 미국을 시작으로 연내 현지에 맞춤화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