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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방치 차인 줄 알았는데”… 뒤늦게 백골 시신 나와 경찰 ‘부실 대응’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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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한 제방도로 아래 하천에 뒤집어진 채 수개월간 방치된 1t 트럭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이 뒤늦게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세계일보

전북 익산시 망성면 들녘 한 제방도로 아래 하천 수풀에 장기간 방치된 1t 트럭. 최근 내부에서는 백골 상태의 시신 한 구가 뒤늦게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NB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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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트럭은 폭우가 내린 올해 7월 중순쯤부터 불에 탄 채 뒤집어진 상태로 2개월 이상 있었지만,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수색하고도 시신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방치 차량으로 종결했다.

또 방치 차량 처리를 요청받은 익산시도 곧바로 이를 견인 조치하지 않아 최근까지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지자체 모두 부실 대응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9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3일 익산시 망성면 들녘 한 제방도로를 지나던 한 시민으로부터 “하천에 방치된 트럭에 백골 시신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경찰이 현장을 찾아 방치된 차량을 확인해 내부에서 백골이 된 시신 한 구를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사인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해당 트럭은 제방도로에서 10∼20m 아래 하천 부지 수풀에 전도돼 있었고 탑승 부위는 불에 탄 상태였다.

앞서 망성파출소 소속 경감과 경위 등 2명은 방치 차량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고 별다른 특이 사항을 없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트럭이 노후된 데다 불에 탄 채 전도돼 있고 당시 폭우로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에 잠겨 있어 차주 등이 고의로 하천에 버린 것으로 여긴 것이다. 관할 경찰서도 후속 조치 없이 방치 차량으로 신고를 종결 처리했다.

들판 하천 수풀에 차량이 방치된 점을 고려할 때 제방 추락 사고나 범죄 가능성이 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한 셈이다.

관할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했지만, (그 차량에) 설마 백골 상태의 시신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며 당시 적극적으로 수색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신고를 받은 경찰은 트럭을 수색해 백골 상태가 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차적 조회 결과 김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의 소유로 파악됐으나 그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의 가족도 오래전 연락이 끊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7월 망성면 일대에 잦은 폭우로 제방 하천물이 불어나 차량 일부가 잠긴 상태였다”며 “이에 경찰관이 우비를 갈아입고 현장에 들어가 차량을 수색했으나 제대로 확인을 못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백골 부검과 차량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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