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에도 삼전 6만원선…개미 9.4조원 사들여 방어
증권가 "경영진 사과는 주가 긍정적" vs "단기모멘텀 약화 우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4.10.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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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수련 김정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 경영진이 3분기 '어닝쇼크'에 대해 이례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8월 이후 미끄러지던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 선을 방어했지만 개미투자자들의 불안은 깊어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2.8% 줄어든 9조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79조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10조 7717억 원)를 밑돌았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엔비디아 납품 지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주력 사업인 범용 D램이 부진했고 일회성 비용 등도 반영됐다.
이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실적 발표 직후 이례적으로 임직원 및 투자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대적인 쇄신도 약속했다.
실적발표 당일인 8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00원(1.15%) 내린 6만 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 5만 9900원까지 떨어졌으나 이내 6만원 선을 회복했다.
이미 삼성전자의 주가는 3분기 실적부진을 반영해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 8월 중순 8만200원을 끝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내렸다. 9월 초부터는 6만원 선에 내려온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고점(8만 7800원)에 비하면 31.3% 떨어졌고, 연초 대비해도 23.2% 하락했다.
이는 최근 조정을 겪은 엔비디아가 연초 대비 157% 상승하고, TSMC가 102%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연초 대비해서는 25.8% 상승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겨울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겨울이다. SK하이닉스와 TSMC 사상 최고 실적, 엔비디아 매출액 2배 성장 등 AI 반도체 열풍에 삼성전자가 소외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문제를 반도체 산업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실적 부진과 더불어 HBM3E의 엔비디아 승인 지연,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도 반도체 호황에서 소외된 원인으로 꼽힌다.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관계자가 삼성전자 장중 최저가를 확인하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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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삼성전자를 떠난 지 오래다. 삼성전자를 순매수해 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3일부터 21일 연속으로 총 9조 9791억 원을 순매도했다. 8일에도 2504억 원어치 팔았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은 9조 4834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종목토론방 및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한 걸 보면 삼성전자에서 대대적 쇄신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이미 주가에 부진한 3분기 실적이 반영됐으니 '6만전자'를 사수한 것이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향후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와 단기 모멘텀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030490)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에 따라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은 부담이나 4분기부터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실적 영향이 낮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례적으로 실적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문을 발표하고 정확한 사업 진행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시장 소통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 1배에 근접하며 과거 10년 평균 하단(1.2배)을 하회하고 있어 향후 주가의 하락 위험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다만 스마트폰, PC 등 세트 수요 부진과 중국 메모리 업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로 주가의 단기 모멘텀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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