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지 전경.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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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이 지난 7일 오후 6시 입찰 참여 확약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각각 서류를 제출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사들이다. 두 건설사가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2파전으로 맞붙은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7년 단독주택 첫 재건축 사업인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에서 맞대결을 벌인 결과 현대건설이 승기를 잡았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사업비 1조원 이상의 서울 한강변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은 한남4구역이 첫 사례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총 51개동에 2331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1조5723억원에 달하며 공사비는 3.3㎡당 940만원이다.
정비업계에서는 한남뉴타운의 마지막 퍼즐인 한남4구역이 사업성이 뛰어난 데다 업계 일류(톱티어) 건설사들이 맞붙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성수 재개발 지구와 향후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한남4구역에 브랜드 깃발을 꽂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치열한 수주 경쟁을 지양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오랜만에 서울 대형 정비사업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최근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수주전에서 승리한 데 이어 한남4구역까지 ‘래미안’ 브랜드 깃발을 꽂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현대건설 역시 지난 2021년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승기를 잡은 뒤 올해 초 여의도 한양에서도 수주 경쟁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한남4구역을 ‘디에이치’ 브랜드 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전략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남4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도 한강변 입지에 일반분양 비중이 큰 사업지라서 사업성이 우수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물러설 수 없는 현장”이라며 “다음 달 본입찰에도 두 건설사가 참여할 경우 승자는 국내 고급 주택 브랜드 1위 이미지와 함께 향후 성수, 압구정 한강변 정비사업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입찰 참여 확약서를 제출한 만큼 한남4구역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안서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을 수주해 주변 단지와 차별화한 거점 랜드마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해 설계를 완료한 상태다. 삼성물산은 우수한 품질‧브랜드 가치와 노하우를 통해 한남뉴타운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전사 역량을 총동원한 사업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한남4구역을 수주해 용산공원을 둘러싼 동‧서‧남‧북에 래미안 거점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4구역을 용산공원 주변에 조성하는 거점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 계획”이라며 “삼성물산이 용산공원 남쪽에 시공한 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에 시공한 래미안 용산더센트럴과 함께 최근 용산역 북쪽 남영2구역도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 한남4구역까지 수주하면 용산공원 남쪽에도 래미안 거점 단지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한남4구역 재개발을 수주해 서울 한강변에 8000가구 이상의 ‘디에이치 타운’ 조성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한남4구역만을 위한 차별화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력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강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탁월한 조망권을 갖춘 랜드마크 단지를 계획하고 있다”며 “상품의 차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런던, 뉴욕, 시카고 등 해외 고급 주거 단지들을 직접 방문해 연구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와 도시정비업계 1위 노하우를 결합해 현대건설만이 실현할 수 있는 디에이치 랜드마크 단지를 한남4구역에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1월 18일 본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내년 1월 18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본입찰 참여 건설사 가운데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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