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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무부, 구글 사업 분할 검토…“검색 독점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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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유리창에 붙은 구글 로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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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과도한 검색 시장 독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강제로 분할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 결과와 인공지능(AI)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본 데이터를 경쟁사와 공유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역대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제재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8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미국 인터넷 검색의 90%를 차지하는 구글이 불법적인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서류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32장 분량의 문서를 통해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와 플레이앱스토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같은 제품을 사용해 검색 시장에서 경쟁사나 신규 사업자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을 방지하는 “행동적·구조적 구제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구조적 구제책’은 매각을 통한 기업 분할을 의미하는 법률적 용어라고 해석했다. 구글 사업 일부를 매각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방식을 재편하고, 경쟁사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구글의 수익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또 AI와 검색 결과를 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기본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 개방을 구글에 명령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구글의 AI 제품을 거부할 수 있는 더 많은 선택지를 허용하거나 검색 경쟁사들에 대한 구글의 신규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글 광고의 게재 위치에 대해 광고주에 더 많은 정보와 통제권을 요구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법무부는 문서에 “검색 독점의 피해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오늘날 구글의 유통 통제를 종식시키는 것뿐 아니라 내일의 유통도 통제할 수 없도록 한다”고 적었다.

이는 앞서 연방법원이 지난 8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플을 비롯한 기기제조업체들에 수백억 달러를 제공했다며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판결한 데 따른 조치다. 구글은 이들 업체에 2021년 기준 263억 달러(약 35조3500억원)를 지불했다. 이를 통해 이들 업체가 만든 스마트폰과 브라우저에 구글의 검색엔진이 기본으로 탑재되도록 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왔다.

당시 연방법원은 이러한 판결을 내면서 독점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제출할 것을 법무부에 명령했다. 이번 법무부의 제시안을 토대로 법원은 내년 8월까지 구글의 시장 지배력 제한을 위한 최종 제재 내용을 선고할 예정이다.

구글은 법무부의 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리앤 멀홀랜드 구글 규제담당 부사장은 법무부의 문서 제출에 대해 “검색 관련 사업에 대한 법원 판결의 법적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며 “소비자, 기업, 미국 경쟁력에 의도하지 않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각종 법원 판결에 대해 최대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판결이 나올때까지 법적으로 다투고 불리한 판결에 대해선 항소를 통해 상급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반독점 소송에 대해 항소로 기업 분할 위기를 면한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례를 따라갈 생각이다.

이밖에도 구글은 여러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캘리포니아 법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경쟁사에 공개해 구글플레이와 경쟁할 수 있는 자체 앱 마켓플레이스와 결제 시스템을 만들도록 명령했다. 해당 판결은 인기 비디오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소송이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을 두고 법무부와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

염현아 기자(y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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