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연구소 ‘가상자산 및 금융소득 과세 인식’ 보고서
1000명 대상 설문조사…투자자 40%는 “가상자산 가치 없다”
가상자산 거래소 투명·공정성 물으니 73%가 부정 응답
“관련 산업 불신 매우 높아…가상자산 시장 규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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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현재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가상자산에 실질적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투자자 절반 이상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 규제를 제도권 금융시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해, 건전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경제연구소는 가상자산 투자 유경험자 500명과 무경험자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가상자산 및 금융소득 과세에 관한 인식과 영향 요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유경험자 중 가상자산의 가치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경제연구소 ‘가상자산 및 금융소득 과세에 관한 인식과 영향 요인’ 보고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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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부정 인식은 가상자산 거래 및 유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조 현상으로 이어졌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중에서 ‘별로 그렇지 않다’ 혹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73.5%를 차지했다. 신뢰한다고 답한 비중은 7.2%에 불과했다. 특히 실제 투자 경험이 있는 이들 중 부정적 응답한 비중이 74.2%로 비투자자에 비해 높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에 대한 전반적 인식 또한 부정적 인식이 컸다. 응답자 중 ‘가상자산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답한 비중은 62.7%에 달했다.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답한 비중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가상자산이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도 전체 86%에 달하는 응답자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보고서는 가상자산 투자가 내재적 가치와 무관하게 수익형 자산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인의 투자금을 수익 원천으로 하는, ‘제로섬 게임’과 같이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설문조사에 참여한 투자 유경험자 중 65.2%는 가상자산 투자수익 원천으로 ‘다른 사람들의 투자금’을 꼽았다.
금융경제연구소 ‘가상자산 및 금융소득 과세에 관한 인식과 영향 요인’ 보고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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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의 규제를 강화해 가상자산 산업과 거래시장의 규율을 제도권 금융시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건전한 방향의 시장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혜정 금융경제연구소장은 “가상자산 시장은 급성장했으나, 가상자산 산업과 거래 시장에 대한 불신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가상자산 거래의 도박성과 투기성이 고위험 고수익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규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지 않는 한 국내 자산시장 시장의 질서 확립과 정상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투기적 목적과 사기적 의도가 지배하는 시장을 방치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불신과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경제연구소 ‘가상자산 및 금융소득 과세에 관한 인식과 영향 요인’ 보고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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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상자산 정부 규제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다. 가상자산 정부 규제 여부를 묻는 질문에 투자자의 59.8%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적극적으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중은 22.6%에 불과했다. 비투자자를 포함한 전체 응답자 중에서도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한 비중이 43%로 가장 높았다.
한편 보고서가 가상자산 투자 경험이 있는 이들과 비투자자를 구분해 일반적 특성을 비교한 결과, 가상자산 투자자 일반 유형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30~40대 고학력 정규직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 중 자신의 경제적 수준이 상층이라는 응답 비율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비투자자 집단에서는 여성, 고등학교 이하 학력, 미혼, 비정규직 비율이 투자자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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