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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尹 “中, 안보·경제·투자 등 모든 분야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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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오차드호텔에서 열린 제47회 싱가포르 렉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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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 강연자로 나서 “통일 한반도는 가난과 폭정에 고통받는 2600만명 북한 주민에게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자유를 선사하는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며 “통일 한반도가 실현된다면, 이는 자유의 가치를 크게 확장하는 역사적 쾌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강연 뒤 한·중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중국과는) 이념과 체제의 차이가 많고, 북한 공산 정권이 남침했을 때 북한을 도와서 국군, 유엔군과 함께 싸운 전쟁을 한 역사가 있기도 하다”면서도 “과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차원에서 중국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상호 존중, 국제 규범과 원칙에 입각한 공동의 이익추구라는 차원에서 대중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땐 신속하게 대화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갈등과 위기를 관리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렉처는 동남아연구소가 자국을 방문하는 주요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연설을 듣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이다. 1980년 창설됐고 같은 해 10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시카고대 교수가 첫 강연에 나섰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도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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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지난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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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강연에서 남북의 평화 통일을 추진하는 정부의 8·15 독트린이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평화,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통일 한반도가 실현되면, 한반도는 물론, 인태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며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지고, 역내 국가 및 지역 간, 평화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대폭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통일 한반도의 실현은 인태 지역의 경제 발전과 번영에도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개방된 한반도를 연결고리로, 태평양과 한반도,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내 해상에서의 불법 거래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보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행 질서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지역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인태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개발협력 사업에 1억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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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오차드호텔에서 열린 제47회 싱가포르 렉처에서 찬 헹 치 동남아연구소 이사장 등 참석 패널들로부터 기념 도자기를 선물받고 있다. 왼쪽부터 테오 치 힌 선임장관, 윤 대통령, 찬 헹 치 동남아연구소 이사장, 초이 싱 궉 동남아연구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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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싱가포르와 관련해 “싱가포르 성공의 역사는, 전 세계인에게 불굴의 의지와 담대한 도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며 “우리 한국인도 전쟁과 가난의 역경을 딛고 일어나,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성장과 번영을 이루어 낸 경험이 있다. 그 누구보다도 싱가포르에 대해 각별한 유대감을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강연 뒤 ‘8·15 독트린이 북한에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 통일 원칙과 비전은 자유, 평화 통일로 북한에 대한 위협은 전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싱가포르 의회는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이유로 회기 중 하루를 비웠다고 한다. 싱가포르 대통령궁이 수리 중인 상태라 의회에서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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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왼쪽)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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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렉처 뒤 동포 오찬간담회를 주재하며 싱가포르 국빈 일정을 마무리했다.동포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선 "우리 교민들을 만나니, 우물한 개구리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늘 새로운 기준에 맞춰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정부가 하는 4 1개혁도 선진국들이 지향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라오스에서 10일부터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수행한다. 아세안 정상회의엔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신임 일본 총리도 참석할 예정인데,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간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싱가포르=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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