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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통일 어젠다는 北 주민들이 자유통일 갈망케 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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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현지 한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렉처' 행사에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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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해외 청중을 상대로 제47회 '싱가포르 렉처'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약 35분에 걸친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한반도 통일이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1980년 처음 시작된 '싱가포르 렉처'는 현지를 방문한 석학과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프로그램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전 미국 시카고대 교수를 시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연사로 참석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과 문재인 전 대통령(2018년) 등이 연사로 초청됐다.

이날 싱가포르 오처드 호텔에서 강연에 나선 윤 대통령은 청중 450여 명 앞에서 "인류의 역사는 되돌아보면 자유를 확장해온 과정 그 자체였다"며 "(통일로) 더 큰 자유를 얻게 된 한국은 역내와 국제사회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더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을 강조하는 8·15 통일 독트린이 북한에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받자 "북한에 위협은 전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물리력에 의한 강제적 통일은 우리 헌법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다만 통일이란 어젠다는 한국이 누리는 자유주의 체제를 북으로 확장하는 일"이라며 "북한 주민에게 여러 방법으로 자유와 인권에 대해 알리고, 또 우리의 자유로운 문화를 알리며 북한 주민들이 자유 통일을 갈망하게 여건을 조성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을 겨냥해 "북한은 현재 대화와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고 오로지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에만 매달려 전체주의적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당장 내일 통일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통일 준비를 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행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기회가 왔을 때 국제사회에 도움이 되는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미·중 경쟁에 대한 의견을 묻자 "(미·중 간)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신속하게, 솔직하게 대화해야 된다"며 "오해와 선입견, 정보 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은 것에 기반할 게 아니라 직접 각급 실무자, 필요하면 고위급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위기를 관리하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 이어 싱가포르 동포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오후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로 출국했다.

[싱가포르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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