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4수' 도전 끝에 'WGBI' 편입
2022년 관찰대상국 지정 후 2년 만
지수 편입으로 최대 90조 자금 유입
'디스카운트' 해소에 국채 가치 올라
회사채 등 크레딧 시장도 '낙수효과'
앞서 편입된 신흥국 환율절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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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 대상국’에 지정된 이후 네 번째 도전만에 이룬 성과다. 정부는 이번 지수 편입을 계기로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해외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채권 국가 분류 반기별 리뷰 결과에서 한국을 2025년 11월부터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TSE 러셀은 이번 검토 결과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이 1단계에서 2단계로 재분류됐다고 설명했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가 WGBI 편입을 위해 엄격한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한국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 규모(500억달러 이상) △국가신용등급(S&P 기준 A- 이상 무디스 기준 A3 이상) △시장 접근성 등을 따져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3월과 9월에 WGBI 국가 분류 결과를 공개한다. 그동안 한국은 시장 접근성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된 후 편입엔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국가 중 WGBI에 편입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인도뿐이었다. 하지만 네 번째 도전 끝에 이번에 WGBI 편입에 성공했다.
WGBI는 미국·일본·영국 등 23개 주요국 국채가 포함돼 ‘선진국 국채클럽’으로 불린다. 이번 편입으로 우리나라 국채시장이 선진화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이 지수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자금 규모가 2조5000억달러(약 33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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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서 그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받던 국채 가치가 올라가고, 외국인의 자금 이탈 등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수 편입을 계기로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해외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해왔다. 주요 연기금 등이 WGBI를 벤치마크(운용 성과 평가 기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WGBI에 포함된 주요 신흥국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비은행) 비중은 10년 사이 10%포인트 늘었다.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신규 자금이 투입되면 정부의 재정 운용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채 이자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매수에 따른 채권금리 인하(채권가격은 상승)로 연간 1조원 안팎의 국채 이자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자금 투입은 편입 이후 18개월 또는 24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회사채 등 크레딧 시장에도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WGBI 편입으로 신용등급 AAA급 최우량물인 국채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지는 회사채 등으로 투자를 우회하는 기관들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WGBI에 포함된 주요 신흥국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세종=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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