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오른쪽)과 김남두 부패방지국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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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 겸 부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몰카 사건이고 정치공작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헬기이송 사건에 대해서는 “부당한 특혜”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허무는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박 부위원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가방 사건’은 정치적으로 고도로 계산된 몰카 사건이고 정치공작 사건”이라며 “저희 정치권이 그렇게 심각하게 다뤄야 할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부위원장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실체 판단도 하지 않은 채 종결해 놓고서는 몰카공작 사건, 정치공작 사건이라고 한다. 본인들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백히 허무는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 부위원장은 “가방을 사는 장면부터 해서 전달하는 장면들을 몰래 카메라로 다 촬영을 했고, 그러한 상황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선거가 임박해서 폭로한 사건이기 때문에 이 사건의 경우 정치적 목적에서 만들어진 사건이라 생각한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또 참여연대가 권익위에 김 여사 사건을 신고한 행위에 대해선 “신고 내용 자체에서 신문기사 9개를 첨부해서 덜렁 저희 권익위에 던진 것”이라고 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권익위가 나름대로 시스템이 있고 체계가 있는데 심의와 의결을 혼자 다 하나. (사건을) 단정 짓고 공작이다, 특혜다 하면 안 맞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동수 의원도 “본인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정치적 몰카 사건이라고 규정하는 것, 권익위에 신고한 행위를 ‘신문기사 덜렁 던졌다’고 표현하는 걸 보면서 부위원장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 1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피습 뒤 헬기이송 사건에 대해선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부당한 특혜를 받은 사건”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어떤 국회의원도 받을 수 없는 특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당시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현장에 있었던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개인 소신 밝히러 이 자리에 나왔나. 그럴 거면 기자회견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박 부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개인자격으로 (국감장에) 나온 게 아니다. 정부를 대표해 정부 의견을 말하는 자리고,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질의 드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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