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의 국정감사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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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약관 변경을 빈번하게 하고 강압적인 계약구조로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가 진행한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와 불공정 약관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특히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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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독과점 지위로 갑질”
여야 의원들은 배민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입점업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형수 의원(국민의힘)은 “배민은 올해 6월 기준 시장 점유율 61.4%를 가진 독점적 사업자”라며 “가입 점주를 모으고 수수료를 올려버리는 등 시장 지위를 확보한 다음 제도를 바꾸는데 굉장히 교활하다. 배민클럽 도입 후에는 최혜 대우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지위를 남용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시작한 배민클럽은 회비를 내면 무료 배달을 제공하는 구독제 서비스다. 입점업체들은 배민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며 다른 배달앱보다 가격을 낮거나 같게 설정하도록 최혜 대우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조사 중이다.
서왕진 의원(조국혁신당)은 “배민은 올해 1~9월 14번 약관을 변경해 96개 조항을 신설 또는 수정, 삭제했다”며 “입점 소상공인에게 제대로 설명하거나 협상의 기회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적용했다. 배달 플랫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사이 힘의 불균형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인으로 나선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민은 입점업체의 성장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의해서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모든 약관은 법적인 위반 사항이 없는지 검토가 끝난 것들이지만 한국의 법률을 잘 따르고 있는지 다시한번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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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상인 배달수수료 손볼까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배달몰아주기'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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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배민의 수수료율 인상이다. 배민은 지난 8월부터 기존 6.8%였던 자체배달 수수료를 9.8%로 올려 소상공인의 반발을 사고 있다. 쿠팡이츠(9.8%), 요기요(9.7%) 등 경쟁사의 수수료율도 10%에 육박하자 대통령실은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매출이 적은 영세 상인의 수수료를 깎아주는 ‘차등 수수료’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배달앱 3사 중 요기요가 시행하는 방식으로 가게 위치, 매출, 업종에 따라 수수료율을 최저 4.7%까지 낮춰 적용한다. 입점업체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이를 환영하지만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큰 프랜차이즈 업계는 수수료율 차등이 아니라 상한선 자체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재봉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배달비 관련 문제는 정부가 기준을 정해줘야 해결할 수 있다. 1만 원대 주문의 40%가 수수료 등 배달앱에 쓰는 비용인데, 정부가 원가를 분석해서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기부도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영세 소상공인에 도움이 되는 상생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쿠팡이츠가 공격적 마케팅으로 무료 배달을 시작하며 배달앱 생태계를 교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승규 의원(국민의힘)은 “배달앱 수수료를 끌어올린데 쿠팡이츠의 책임이 있다”며 “쿠팡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마케팅을 하고 수수료율을 9.8%로 먼저 올려 경쟁사가 따라오게 했다”고 말했다. 김교흥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중앙일보의 자영업자 기획을 인용하며 “입점업체들이 ‘배민 망하는걸 보고 싶다’고 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점유율 싸움에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배달비 부담으로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회사가 이를 분담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며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은 검토하고 필요한 것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배달앱 상생협의체 6차 회의에서 입점업체들은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마련 ▶소비자 영수증에 수수료ㆍ배달료 등 입점업체 부담항목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 4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정부는 이달 안에 양측의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목표다. 다음 7차 회의는 오는 14일에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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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정부 책임 느껴야”
티메프 결제 대행사 한국정보통신 이용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정보통신의 환불과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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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서는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에 대한 중기부의 책임론도 거론됐다. 티메프 사태로 인한 입점업체 피해액은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대상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활용해 피해 업체들에 약 3925억원을 지원했다. 중기부 산하 공영홈쇼핑의 경우 위메프 위탁판매대금 21억4000만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티몬·위메프의 재정 악화를 알면서도 소상공인의 입점을 도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진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올해 4월 티몬과 위메프가 서울보증보험 가입을 거절당했는데도 소상공인 판로 지원 플랫폼 선정 과정에서 고득점을 받았다”며 “재무 관련 선정 기준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말한 대로 티메프 사태에 정부 책임은 없는 것이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이언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티메프 사태는) 정부의 공동책임이 아니냐”고 말하자 한 총리는 “공동책임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반박했다.
오 장관은 “정부는 티메프 사태를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하고 피해구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더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총리는 법적 책임에 대해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이야 당연히 있는 것”이라면서도 “티메프 경영자들의 무책임한 행동에서 일어났던 부분들은 정확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경미·나상현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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