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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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의 폭로가 점입가경이다. 명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과 영향력을 과시하더니, 이제는 자신이 구속되면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 있다며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미온적 반응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비선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뒤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금전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명씨는 “(검찰이 나를 구속하면) 한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 감당되면 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채널에이(A)가 지난 7일 보도했다. 명씨 회사의 전 직원이자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인 강혜경씨는 최근 유튜브에 출연해, 명씨가 2022년 3·9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여러차례 진행했고, 윤 대통령에게서 그 비용 3억6천만원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이 보궐선거 공천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또 김 여사가 “(대통령직) 인수위에 빨리 오시라”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22년 9월 김 여사와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불참과 관련해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본도 취재진에 보여줬다. 명씨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는 “그 가족들(윤 대통령 부부) 앉혀놓고” 최재형 국무총리 기용을 건의했다고도 했다.
명씨의 발언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명씨는 채널에이 보도 뒤 ‘탄핵·하야 언급은 농담 삼아 한 얘기’라며 말을 뒤집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기존 주장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대선 뒤에도 소통하면서 명씨와 국정이나 공천을 논의했다는 얘기가 된다. 명씨는 지난 4월 총선 때도 김 전 의원 공천 문제로 김 여사와 텔레그램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터다.
명씨의 하야·탄핵 언급은 윤 대통령 부부가 두려워할, 추가 폭로할 내용을 쥐고 있다는 협박으로 비친다. 대통령실은 명씨에게 강력 경고하고 엄정 대응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회피하는 듯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8일 밤에도 입장문을 내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 “대선 경선 막바지 이후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는 어떤 관계이고, 어떤 일이 있던 것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최순실 국정농단이 연상된다’는 눈초리는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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