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종가 기준 19개월래 최저치
3Q 영업익 9.1조로 시장 기대치 대비 15%↓
'단기 회복 가능성 낮아' 4Q 전망치도 '뚝'
"삼성전자의 겨울≠반도체 겨울" 목소리도
엠피닥터에 따르면 8일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700원(1.15%) 내린 6만 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기관 역시 하루 만에 팔자세로 돌아섰다. 실적 탓이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 1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10조원에 미치지도 못한 것은 물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3개월 간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 평균치) 10조 7717억원보다도 15.52%나 밑돌았다. 지난 8월(13조 6606억원)에 비해 21.15%나 낮아진 눈높이마저도 닿지 못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연초 이후 주가추이[출처:엠피닥터] |
충격적인 실적에 삼성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서버·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수요가 견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사업은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반도체 제품 공급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면서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대상 사업화가 지연됐고, (원·달러 약세 등) 환율 영향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4분기 실적 기대감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 1968억원으로 한 달 전 예상치(14조 7178억원) 보다 17.12%나 감소했다.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를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는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날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문제를 반도체 산업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HBM 공급 과잉론은 가능성이 매우 부족하며, 공급 단가가 낮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노 센터장은 HBM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견조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빠지다 보니 같이 하락하는 측면이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나쁜 상황이 아니다”며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도 블랙웰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연말부터 반등 가시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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