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눈높이 14조원대서 하향 조정…PC 등 수요 부진에 일회성 비용도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주력인 범용 D램이 주춤한 데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3천47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2분기 영업이익(10조4천439억원)을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8% 증가한 80조8천700억원으로 전망됐다.
2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14조원대까지 예상됐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들어 눈높이가 급격히 하향 조정된 모습이다. KB증권(9조7천억원) 등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메모리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한 범용 D램이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으로 가격과 출하량 모두 부진한 반면, 수요가 견조한 HBM 시장에서는 5세대인 HBM3E 제품이 여전히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파운드리 적자 지속,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2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도 "범용 제품에 대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이전 전망에 비해 부진한 점, HBM3E 물량이 예상 대비 부진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증권업계에서는 DS 부문에서 5조3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적 부진 우려 등이 선반영되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도 장중 5만원대를 터치하는 등 지난 7월 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한 상태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조7천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5조원대를 예상하는 증권사도 있었지만 중순 이후로 눈높이가 하향 조정됐다.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부진이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은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이라며 "반면 HBM과 DDR5 등 AI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고 공급은 타이트할 것으로 추정돼 D램 수요의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가 동종업체 대비 차별화되려면 HBM의 경쟁력 입증이 필요할 것"이라며 "메모리 1위 업체에 대한 작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했다.
여의도 LG트윈타워 |
한편, LG전자[066570]와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7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한 9천686억원, 매출은 6.39% 증가한 22조331억원으로 전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지난해 3분기(7천312억원)의 절반 수준인 3천4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칠 전망이다.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9.24% 감소한 6조6천416억원으로 집계됐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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