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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인권위, 10년만에 “학생 휴대전화 수거 인권침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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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폭력-불법촬영 등 우려

기존 ‘인권침해’ 판단서 달라져

“다른 학교 일률 적용되는 건 아냐”

동아일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학생의 휴대전화를 수거해야 한다는 고등학교 교칙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7일 전원위원회(전원위)를 열어 전남 지역의 한 고등학교의 휴대전화 수거 관련 교칙에 대해 접수된 진정 사건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고등학교는 교칙을 근거로 일과 시간에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보관해 왔다. 재학생 중 한 명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전원위 참석 위원 10명 중 8명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보고 기각 의견을 냈다. 2014년부터 인권위는 학교가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판단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학교는 인권위 권고 후에도 관련 교칙을 개정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수거해왔다고 한다. 이날 전원위에서 다수의 위원은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할 경우 사이버 폭력이나 불법 촬영 등의 범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만에 인권위 판단이 바뀐 것이다.

인권위는 통상 각하 또는 기각 사건은 결정문을 작성하지 않지만 이 사건은 이례적으로 결정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도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결정문을 신중히 작성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다만 인권위 측은 이번 결정이 다른 학교에도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학생 개인의 자율성을 포괄적으로 인정했던 그간의 판단과 결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교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휴대전화 수거의 양태가 달라 진정 대상 학교별로 면밀히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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