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씨의 발언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친분이 있었다는 증언과 정황은 여럿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명 씨의 소개로 윤 대통령을 만났고 당시 윤 대통령은 “명 박사”, 김 여사는 “명 선생님”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명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22대 총선 후보 공천을 앞두고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부탁하자 김 여사가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하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명 씨는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다는 정도만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는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각각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도 있다. 설령 대선에서 명 씨가 어떤 역할을 했더라도 취임 이후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했어야 했다. 그런데 김 여사는 올해 치러진 총선의 공천에 대해서까지 명 씨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런 점들이 아직까지도 명 씨가 숨은 실력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배경이 된 게 아닌가.
근래 김 여사 주변에서는 명 씨 사례와 비슷한 논란이 잇달아 벌어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 이종호 씨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사직을 만류했다는 녹취록이 7월 공개됐고, 최근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공격하라고 유튜브 매체에 주문했다는 녹취록이 나왔다. 이제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그간의 허술한 주변 관리를 심각하게 되짚어 봐야 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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