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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흑인 여성만 한부모 가정? '인종차별' 반발 부른 광고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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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인 결혼 다루면서 흑인만 한부모 가정 묘사
분노한 런던 시민들 "흑인 소녀들도 아빠가 있다"
고개 숙인 회사 측 "의도치 않게 선입견 드러내"
한국일보

영국의 작가이자 방송인인 넬스 애비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하인즈의 파스타 소스 광고에 대해 흑인 소녀들도 아빠가 있다며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넬스 애비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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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케첩 등 소스로 유명한 미국 식품제조회사 하인즈가 영국 런던 일대 지하철역에 게재한 광고가 인종차별적 편견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공개 사과했다. 해당 광고는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의 결혼식 장면을 연출하면서, 흑인 여성만 아버지 없는 한부모 가정 출신인 것처럼 묘사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가정용 대형 파스타 소스 출시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흑인 신부가 하얀색 웨딩드레스에 소스가 묻는 것을 개의치 않고 포크로 파스타를 집어 드는 장면이 담겼다. 그런데 신랑 신부의 왼쪽에는 신랑 측 부모로 보이는 백인 남녀가 앉은 반면, 오른쪽에는 신부의 어머니로 보이는 흑인 여성만 자리했다.

광고를 접한 시민들은 흑인 신부의 아버지만 사진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광고 속 가족 구성이 흑인 어린이들 중에 한부모 가정 출신이 많다는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작가이자 방송인인 넬스 애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흑인 소녀들도 아빠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하인즈 같은) 주류 브랜드에서 흑인 아버지를 완전히 지워버린 건 충격적이다. (이런 광고가) 어떻게 승인된 거냐"고 지적했다. "흑인과 백인의 인종 간 결합은 아름답고 그들(하인즈)은 다섯 명을 테이블 위에 두기를 원했지만, 흑인 아버지를 지우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당 광고 왼쪽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실화에 기반했다'라고 적혀있다. 하인즈가 진행한 마케팅 행사에서 실제 소비자들이 하인즈 때문에 금기를 깬 사례를 수집해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하인즈 측은 언론사들에 성명을 보내 광고에 대해 사과했다. 하인즈는 "이 광고가 의도치 않게 부정적 선입견을 강화하게 된 것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계속 듣고 배우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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