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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단독] 檢 “구영배, 매주 임원회의…‘쥐어짜기 방식’ 자금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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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이 지난 8월 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검찰 관계자들과 함께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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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구 회장이 매주 월요일 임원회의를 통해 그룹의 자금상황을 보고받았고, ‘쥐어짜기’ 방식으로 자금 유출을 계획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구속영장에 “구 회장은 매주 월요일 ‘주간회의 라운드테이블’ 등의 명칭으로 류광진, 류화현, 이시준, 마크리 등이 참석하는 임원회의를 열었고, 큐텐그룹과 계열사들의 전반적인 경영 및 자금 상황 등을 공유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검찰은 구 회장이 ‘월요일 임원회의’ 외에도 “각종 주간회의와 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 상황을 보고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확정했다”며 “‘쥐어짜기 방식’의 자금 마련 후 유출 계획을 실행했다”고 적시했다. 수사팀은 해당 임원회의에서 구 회장이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티몬·위메프가 손실을 부담하더라도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도 주장했다.



티메프 인수해 자금 빼내…큐텐 손실 보전 목적



또 검찰은 구 회장이 실행한 티몬과 위메프 인수는 두 회사의 자금을 큐텐 쪽으로 빼내기 위한 계획된 행동이었다고 봤다. 검찰은 구 회장이 2023년 3월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과 만나 “큐텐은 월손실이 70만불인데 줄여야 한다. 티몬‧위메프 등과 서비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10억원의 마진을 남겨 큐텐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 회장이 컨설팅 비용을 가장해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 등으로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을 횡령했고, 결과적으로 두 회사의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담겼다. “구 회장이 영업 이익을 창출시킬 방안은 전혀 마련하지 않은 채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으로 큐텐의 자금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아울러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가 시행한 상품권 판매와 각종 프로모션 진행, 심각한 재정상황 은폐를 위한 언론관리 총괄 등 다수의 정책 결정이 그룹의 ‘정점’인 구 회장의 지시를 통해 이뤄졌다고 봤다. 또 티몬과 위메프의 상품권 판매가 확대된 것 역시 위시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구 회장의 계획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구 회장이 인수대금 500억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소속 임직원들에게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알아보고, 여의치 않으면 상품권 물량을 확보하고 상품권 판매량을 늘리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구속영장에 적었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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