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민 62% "내부 분열이 외부 위험보다 더 큰 위협"
6일 텔아비브에 마련된 하마스 기습 희생자 추모 현장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스라엘에서 7일(현지시간)로 가자전쟁이 꼭 1년째가 되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는 포화와 고통 속에 희생자 가족과 정부가 두 쪽으로 갈라져 '그날의 상처'를 기억하는 행사를 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대형 행사장에서는 1년 전인 지난해 10월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붙잡혀간 인질과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가족들이 추모 행사를 연다.
이들은 하마스 기습에 허를 찔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안보 실패와 부실 대응을 규탄하며 당국이 주최하는 행사와 별개로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당국이 대규모 모임을 금지한 데 따라 1천명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앞서 일부 가족이 자체적으로 벌인 모금 행사에서 티켓 4만장이 몇시간만에 팔려나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들은 정부가 가자전쟁을 정치적 선전 도구로 쓰려한다고 규탄하며 십시일반으로 행사를 준비해왔다.
한 유족은 "이번 추모식은 10월 7일 우리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군대가 없었고, 국가도 없었다. 다만 시민들이 있었을 뿐"이라며 하마스 기습에 맞섰던 숨은 영웅들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유족은 그러면서 "정부 추모식에서는 그날 일어났던 과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네타냐후 정권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생중계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스라엘 내각이 주최하는 정부 추모식이 열린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오른팔이자 극우 인사인 미리 레게브 교통부 장관이 주관하는 것으로, 한달 전 일찌감치 행사 계획이 발표됐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로 여론이 악화하면서 당국은 1년 전 하마스 기습을 당했던 가자지구 근처 소도시에서 열리는 추모식을 녹화한 뒤 유족들의 자체 행사가 끝난 다음 방송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레게브 장관은 "엇갈린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이스라엘 모든 가정이 추모식을 보고 감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자전쟁 1년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 10명 중 6명은 내부 분열이 외부 위험보다 위협이 된다고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예루살렘 히브루대학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온라인과 전화로 2천542명을 설문한 결과 이스라엘의 미래에 최대 위협은 내부 분열이라고 본다는 응답자가 62%에 달했다.
반면 외부 위협을 꼽은 비율은 38%였다.
특히 가자전쟁 초반인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 사회가 단결하는 데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77%에 달했지만, 1년 뒤인 이번 조사에서는 40.2%로 뚝 떨어졌다.
오히려 여론이 분열됐다고 본다는 응답도 40.6%였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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