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 5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중화민국(대만) 113주년 국경절 행사에서 연설하는 도중 손을 들어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대만총통부 웹사이트 캡처 |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은 이웃 나라이며 조국은 될 수 없다면서 다시 한번 대만이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7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지난 5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다쥐단)에서 열린 10월 10일 쌍십절 대만 국경일 기념행사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오히려 대만이 역사로 볼 때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모국이 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나이로 말하더라도 중화인민공화국은 결코 중화민국(대만)의 조국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중화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인민들의 조국일 수도 있다"면서 "중화민국이 대만 섬에 뿌리를 내린 지 75년이 지났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관계를 논할 필요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라이 총통은 연설 모두에 "중화인민공화국이 10월 1일에 국가수립 75주년을 맞이했으며, 며칠 후(10월10일)이면 중화민국의 113번째 생일이 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113년 된 역사를 지닌 중화민국(대만)의 국민에게 75년 된 역사의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어떻게 조국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람이 있다면 축하 글에 '조국'이라는 두 글자를 쓰지 말고 정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축하 행사의 가장 중요한 의미를 "우리는 주권 독립 국가라는 것"이라며 대만 국민들에게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민주·자유·인권이라는 삶의 방식을 수호하기 위해 단결하자"라고 촉구했다.
라이 총통의 '조국 발언'은 중국 국경절에 앞서 일부 대만 연예인들이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 플랫폼 등에 중화인민공화국, 중국 국경절을 축하하는 글을 올린 것이 양안(중국과 대만)사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면서 언급됐다.
오캉런 등 대만의 일부 인기 연예인들은 중국 본토 매체의 국경절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금수중화의 생일을 축하한다"라며 '조국'이란 언급을 하지 않았다가 중국의 누리꾼들로부터 "정치적 입장이 모호하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라이 총통은 지난 5월 20일 집권한 이후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재확인했다. 그는 "중화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에 앞서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한다"라고 대만의 실체를 강조해 왔다.
중국은 라이 총통을 분리주의자, 조국의 배신자 등으로 맹렬히 공격해 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