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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낙동강 유역 주민 코에서 ‘녹조 독소’ 검출···4대강오염, 시민 건강 위협하는 사회재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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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민간 전문가, 야당 국회의원 등이 7일 서울 종로구 서울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열린 ‘사람 콧속 남세균 독소 유전자 검출 1차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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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유역 주민들의 신체에서 녹조 독소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하천 오염과 독소의 공기 중 확산이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재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의원과 보건복지위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 독소의 인체 유입 연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22명의 낙동강 주변 주민 중 11명에게서 녹조 독소인 유해 남세균의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날 발표는 계명대 동산병원과 부경대가 지난 8월20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낙동강 주변에 사는 성인 102명을 대상으로 ‘공기 중 녹조 독소가 비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행한 조사를 근거로 한다. 전체 102명 중 22명의 비강과 비인두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녹조 독소 가운데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검출됐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이번에 녹조 독소가 검출된 11명은 낙동강 권역에 거주하는 어민 5명, 농민 1명, 주민 1명, 현장을 조사해온 대학 교수 1명, 환경단체 활동가 3명 등이다. 11명 중에는 재채기를 호소하는 이들이 8명으로 집계됐고, 콧물(6명), 코막힘(5명), 후비루(4명), 후각 이상(1명)을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이하 증상 여부 복수응답 가능). 눈 가려움증, 이상 눈물 분비 등 눈 증상을 호소하는 대상자는 5명 있었고, 피부 가려움, 피부 따가움, 이상 발진 등 피부 증상을 호소하는 이는 4명이었다. 두통을 호소하는 이는 3명, 열감은 1명, 호흡곤란은 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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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낙동강변의 물이 녹조로 짙은 연두색을 보이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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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책임자인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에어로졸 형태의 남세균이나 독소가 호흡을 통해 코로 들어올 경우 급성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은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4대강 녹조로 공기 중으로 퍼진 유해 남세균이 인체에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4대강사업에 따른 녹조 재앙이 국민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녹조의 사회재난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낙동강네트워크 등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오전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는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낙동강 녹조 독소 공동조사 요구는 철저히 외면한 채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만 주장하고 있다”며 “국회 청문회를 열어 녹조 문제에 대한 근원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조 독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 학계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 대학과 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은 2022년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에어로졸 속의 남세균 독소가 기도 상피세포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마이애미 의대의 한 전문가는 녹조 에어로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치매, 파키슨병 같은 질환 유발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녹조 에어로졸을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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