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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그렇게 팔았는데...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 가능 물량, 아직 3조~14조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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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을 연일 순매도하면서 연중 매수 규모보다 매도 규모가 더 커졌다. 여전히 외국인이 매도할 수 있는 매물이 많아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37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8조7000억원 넘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이 지난달 3일부터 1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9조1560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조선비즈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서 관계자가 삼성전자 주가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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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삼성전자 주가도 고꾸라졌다. 지난달 2일 7만4400원에서 지난 4일 6만600원으로 18.5%(1만3800원) 빠졌다. 이날도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팔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 중 주가가 5만9800원까지 밀리면서 최근 1년 중 최저가를 찍었다.

문제는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물량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이다. 월간 기준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11월이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 4일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은 여전히 3조2110억원어치 순매수한 상태다. 3조원 넘는 물량을 더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3조원가량 매도하는 동안 주가 하락률은 5% 안팎이었다. 이를 토대로 단순히 계산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5만7600원까지 더 떨어질 가능성을 투자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외국인 매도 가능 물량은 더 많다. 외국인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4일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주식을 16조3610억원가량 사들였다. 또 현재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53.75%로 최근 5년 중 최저치인 2022년 9월 49.24%와 2억4000만주가량 격차가 있다. 삼성전자 1주 가격을 6만원으로 보면 14조4000억원어치다.

삼성전자가 오는 8일 장이 열리기 올해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영업이익 등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서다. PC와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반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2개월간 19%가량 빠졌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조(兆) 단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공급한다는 소식 역시 여전히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당초 3분기 중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납기까지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이 HBM3E 8단에 이어 12단 제품 경쟁에 돌입한 것과 비교하면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가 지속해서 부진하다”며 “지난 7월 이후 3개월간 큰 폭의 주가 조정이 있었지만, 저평가 매력이 본격화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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