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IS의 '야지디족 학살' 당시 납치
10년 만에 탈출…이라크, 이스라엘 공조
지난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실완 신자리 이라크 외무장관 비서실장은 이라크와 미국, 이스라엘이 4개월간 비밀작전을 펼친 끝에 파지아 시도(21) 구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도의 구출 소식은 지난 3일 처음 공개됐다.
신자리 비서실장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질 구출에) 여러 차례 실패를 겪는 등 구출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시도의 건강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도는 가자지구에서 오랜 인질 생활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른쪽 여성이 2014년 이슬람 국가에 납치된 파지아 시도. 구출 후 안전을 위해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친척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엑스(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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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는 미 CNN 방송에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1년 동안 머물렀다"며 "그곳의 삶은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는 거처를 자주 옮겨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지난 1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공중 폭격으로 그를 납치한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한 시민단체(NGO)가 시도를 구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도의 구출을 위해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 등, 다른 해외 당국과 공조해 복잡한 비밀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라크와 이스라엘은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시도가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으나, 구출 작전에 미군이 직접 개입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IS는 2014년 야지디족 거주지역인 이라크 북부 산자라를 공격, 남성 5000여명을 살해하고 여성 6000여명을 납치한 바 있다. 야지디족은 이라크 북부에 주로 거주하고 크루드어를 사용하는 소수 민족이다. 이들은 기독교, 이슬람, 고대 조로아스터교가 혼합된 독특한 신앙을 믿는데, 이 때문에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IS는 야지디족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2014년의 공격 이후 야지디족 10만여명은 터전을 떠나 난민 생활을 해야만 했으며, 유럽, 미국, 호주, 캐나다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사실상 이들의 생활권이 붕괴한 것이다. 국제연합(UN)은 당시 IS의 공격을 '집단 학살'로 규정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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