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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정부가 대신 갚아준 서민 빚, 2024년만 1조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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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15’ 대위변제율 25.3%로 급등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 2023년보다 2배↑

고금리·고물가에 채무 상환능력 한계

‘급전 통로’ 카드 대출도 역대 최대 경신

올해 들어 정부가 대신 갚아준 서민 빚이 1조원을 넘어섰다. 고금리·고물가에 서민의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정책상품 연체율 등 관련 지표가 역대 최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 말 기준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대위변제 금액은 1조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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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햇살론15’의 올해 대위변제액이 359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상품의 대위변제율은 25.3%로, 서금원이 100만원을 대출해줬을 때 25만3000원을 떼이고 대신 갚는 수준이다.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020년 5.5%에서 2021년 14.0%, 2022년 15.5%, 2023년 21.3% 등으로 해마다 급등하고 있다.

같은 기준 저신용 근로소득자를 위한 ‘근로자햇살론’의 대위변제액은 3398억원, 저소득·저신용자가 1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햇살론뱅크’의 대위변제액은 245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용평점 하위 10%,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인 최저신용자들에게 1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대위변제액은 689억원이었다. 이 상품 대위변제율은 25%로 전년 말(14.5%) 대비 10%포인트 넘게 올랐다.

정부의 핵심 정책금융상품으로 꼽혀온 소액생계비 대출의 연체율도 급등 추세다. 연체율은 8월 말 기준 26.9%로, 전년 말(11.7%) 대비 15.2%포인트 올랐다. 연체 잔액은 2063억원에 달한다. 소액생계비대출은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작년 3월 도입된 상품으로, 최대 100만원(금리 연 15.9%)을 당일 즉시 빌려준다.

서민들의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취약계층의 ‘급전 통로’인 카드 대출 규모는 8월 말 기준 44조6650억원으로, 금융당국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빚을 갚지 못한 차주들의 채무조정(신용회복) 신청 건수는 지난해 18만5000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4년 28만7000건, 2005년 19만4000건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다.

은행권이 채무 상환이 어려운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채무조정 프로그램 ‘개인사업자대출119’ 지원 규모도 올해 상반기 1조5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3% 늘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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