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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틀새 입장 바꾼 정부, 의대 ‘내년 복귀 조건’ 휴학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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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학년 7500명 동시수업 가능성

“대학 원하면 의대 6년→5년 단축”

교육부가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이 내년 1학기 복귀를 약속할 경우 휴학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4일만 해도 대학 총장들을 불러 ‘휴학 불가’ 방침을 강조했던 교육부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하고 “2025학년도 학사 정상화를 목표로 미복귀 학생이 내년 학기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제한적 휴학 승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동맹 휴학은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증빙 서류를 내며 휴학 사유를 소명할 때만 휴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휴학 승인 없이 지속적으로 복귀하지 않는 경우 학칙을 엄격히 적용해 유급 및 제적 등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고 각 대학에 당부했다. 이번 조치로 내년 전국 의대 예과 1학년의 경우 지난해의 2.5배인 7500여 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또 휴학 승인으로 내년 신규 의사 3000명 배출이 중단되는 등 예상되는 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 측이 원하면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을 터 주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김민호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은 “휴학은 개인의 권리인데 이를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 5곳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의대 교육 기간 단축은) 대놓고 의대 교육 부실화를 고착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 “의대 과정 6년→5년 추진”… 의료계 “부실교육 될 것”

[의료공백 장기화]
정부 “일률 전환 아닌 원하는 경우
시행령 수정”… 예과 1년 단축 거론
‘내년 3월 복귀 조건’ 휴학 승인엔… 대학들 “정부, 책임 떠넘기기” 반발


교육부는 6일 의대생 본인이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하고, 내년 1학기 학교 복귀를 약속할 경우에만 휴학 승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각 대학에선 “아프다는 가짜 서류라도 받아 두라는 말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을 두고선 의료계를 중심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 대학들 “휴학 승인 책임 떠넘기기”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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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에서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복귀 시한을 정하고 학생들을 설득하되 휴학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휴학을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집단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라며 “각 대학은 제출된 휴학원 정정 등 별도 절차를 통해 동맹휴학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휴학 승인 없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학생은 학칙에 따라 유급 또는 미등록 제적된다. 휴학이 승인됐더라도 내년에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또는 제적 대상이 된다.

대학에선 “동맹휴학 불허 방침은 달라진 게 없는데 휴학 승인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대학이 승인한 휴학이 동맹휴학에 해당하는지 등을 점검해 내년부터 재정지원에 반영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도 학칙상 개인 사정으로 인한 휴학이 가능하다. 질병이나 군입대 사유가 아니면 동맹휴학으로 보고 휴학 승인이 안 된다고 해놓고 이제 와 서류를 보고 각 대학이 판단하라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했다.

의사단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이사장은 “협회와 의대 학장들은 정부의 학사 정상화 방안을 단호히 거부한다.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이 돼야 한다”고 했다.

● 의료계 “의대 5년으로 줄이면 부실 교육”

교육부는 휴학 승인으로 의대생 연내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신규 의사 공백을 줄이기 위해 총 6년인 현행 의대 교육과정(예과 2년, 본과 4년)을 대학이 원할 경우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의대를 일률적으로 5년제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현행 6년제를 유지하되 원하는 대학이 학사 운영을 단축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의대, 한의대, 수의대 등의 교육과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6년으로 규정돼 있다. 교육계에선 시행령을 고쳐 교양 과정 위주인 예과를 1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교육부는 또 의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시 시기를 유연하게 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2개 학기를 넘는 연속 휴학은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하라고도 했다.

동아일보

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의대 교수 집회 모습.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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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선 의사 배출을 위해 교육과정을 무리하게 단축할 경우 의학교육 질 저하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학 발전에 따라 각종 실습이 늘어나는 등 의대 교육과정에서 가르칠 내용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의대 교육기간을 줄이면 부실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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