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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덴마크 제약강자 노보노디스크…100년기업의 지속적 혁신과 도전[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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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부터 인슐린 생산 뛰어들어

당뇨·비만 넘어 대사증후군 전체로 확대






덴마크의 작은 도시 코펜하겐에서 시작된 한 제약회사가 전 세계 의료계를 뒤흔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는 최근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이 회사의 역사와 혁신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뇨병 치료의 선구자로 시작해 이제는 비만 치료의 새 장을 열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성공 스토리와 앞으로의 도전을 살펴보기로 한다.

노보노디스크의 역사는 1921년 인슐린 발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나다에서 인슐린이 발견된 지 불과 2년 만인 1923년, 덴마크에서 '노디스크 인슐린 연구소'가 설립되었다. 2년 뒤인 1925년에는 '노보 테라퓨틱스'라는 또 다른 회사가 설립되어 인슐린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 두 회사는 수십 년간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1989년 합병하여 오늘날의 노보노디스크가 탄생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설립 이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당뇨병 치료 분야를 선도해왔다. 세계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인슐린을 개발했으며, 환자들이 집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펜 형태의 인슐린 자가주사기도 개발했다. 이러한 혁신으로 노보노디스크는 현재 세계 인슐린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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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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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의 최근 성공은 GLP-1(Glucagon-like peptide-1) 호르몬 유사체 개발에서 비롯되었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장에서 분비되어 소화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노보노디스크는 2009년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Victoza)'를 출시했다.

빅토자 사용 중 환자들의 체중 감소가 관찰되면서, 노보노디스크는 이를 비만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착했다. 2015년, 회사는 매일 주사하는 비만 치료제 '삭센다(Saxenda)'를 출시했고, 2021년에는 주 1회 주사로 개선된 '위고비'를 선보였다. 위고비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치료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노보노디스크의 성공은 덴마크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덴마크 전체 GDP를 상회하며, 최근 몇 년간 덴마크 GDP를 2%포인트 끌어올렸다. 덴마크 개인 투자자 5명 중 1명이 노보노디스크 주식을 보유할 정도로 국민주로 자리잡았다.

노보노디스크의 영향력은 덴마크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두드러지는데, 전체 매출의 60%가 북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동시에 잠재적 리스크로도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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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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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미국의 약가 정책이다. 2016년 미국 정부는 인슐린 가격이 너무 높다며 가격 인하 압박을 가했고, 이는 회사의 매출과 주가에 일시적인 타격을 주었다. 최근에는 위고비의 미국 판매 가격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국가 경제가 노보노디스크 한 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과거 핀란드의 노키아 사례처럼 회사의 실패가 국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당뇨병과 비만이라는 특정 질환에 집중한 전략이다. 덴마크의 작은 내수 시장을 넘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했다.

노보노디스크는 100년 넘게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집중 투자해왔다. 이러한 꾸준한 연구 개발이 GLP-1 유사체 발견과 같은 혁신적 성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

덴마크 정부의 제약·바이오 산업 지원 정책도 노보노디스크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코펜하겐의 '메디콘 밸리'는 유럽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20개 이상의 제약회사와 80여 개의 바이오텍 기업, 100여 개의 메드테크 기업이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건강 문제로,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앞으로도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위고비의 성공을 바탕으로 회사는 이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과 비만 외에도 다양한 대사성 질환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의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영역에서도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다른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현재의 선도적 지위를 어떻게 유지하고 경쟁에 대응해 나갈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성공 스토리는 꾸준한 혁신과 집중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작은 나라 덴마크의 기업이 글로벌 제약 시장을 선도하게 된 배경에는 100년에 걸친 연구 개발, 과감한 투자, 그리고 우연의 발견을 놓치지 않은 통찰력이 있었다. 앞으로 노보노디스크가 당면한 도전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혁신을 이어갈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편집자주아시아경제의 경제 팟캐스트 'AK라디오'에서 듣기도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AK라디오는 정치, 경제, 국제시사, 테크, 바이오, 디지털 트렌드 등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들려 드리는 플랫폼입니다. 기사 내 영상 재생 버튼을 클릭하면 기자의 실제 목소리가 들립니다. 해당 기사는 AK라디오에 방송된 내용을 챗GPT를 통해 재정리한 내용입니다.


이동혁 기자 dong@asiae.co.kr
마예나 PD sw93y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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