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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결혼식날 신부에 테이프 휘감아 '골탕'…"역겨운 풍습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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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훈나오', 골탕 먹이는 행위로 변질

"결혼식 풍습"이라며 신부 성추행하기도

"고통을 유희로 즐기지 말라" 비난

아시아경제

중국의 한 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랑의 지인들이 신부를 테이프로 감아 전봇대에 매달았다. [출처=중국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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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부를 전봇대에 묶는 기행을 벌인 중국 남성들이 논란에 휩싸였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훈나오'(混?)라 불리는 중국 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랑의 친구들이 도 넘는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이날 여러 명의 남성은 신부를 테이프로 칭칭 감은 뒤 전봇대에 매달아 놓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신부는 비명을 지르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결국 한참 뒤 신랑이 신부를 데려가며 사태가 마무리됐다.

해당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며 도마 위에 오르자, 자신을 신랑의 오랜 친구라고 밝힌 한 남성은 "사전에 합의한 장난이다. 결혼식에서 재밌는 장면을 만드는 것은 우리 지역의 관습"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아무런 피해가 없었으며, 신랑도 당시 현장에서 신부가 안전한지 살폈다.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비난이 더욱 거세지자 "지나친 행동이었던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북부 산시성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 결혼식 뒤풀이에서 신랑의 친구들이 중국 전통 결혼 복장을 한 신부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 전봇대에 매달아 놓은 것. 더불어 지난해 2월 허난성에서는 결혼식을 마친 신부가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신랑의 친구들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들이 "결혼식 풍습"이라는 명목으로 범죄를 옹호하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훈나오는 고대에 생겨난 관습으로, 과거 중국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사라진 후 1970년대 후반에 부활했다. 본래 훈나오는 결혼식 당일 신랑과 신부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의도로 농담을 던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 사람에게 골탕을 먹이는 행위로 변질돼 수위가 심각해졌다. 이에 중국 내에서도 "훈나오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소식을 접한 국내외 누리꾼들은 "신부에게 큰일이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현시대와 맞지 않는 옛 관습에서 벗어나라", "다른 사람의 고통을 유희로 즐기는 모습이 정말 역겹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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