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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한글 사랑 20년 디자이너 이상봉 "회사 망한다고 다 반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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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혹시 한글 패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다양한 서체의 한글을 디자인에 활용하는 패션 작품을 말합니다.

20년 동안 한글 패션을 개척하고 국내외에 알려온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바로 이상봉입니다.

한국의 대표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의 한글 사랑과 패션 세계를 박순표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한 이상봉이 배우의 길을 접은 건 생계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먹고 살기 위해 의류 수선을 배웠고 우연히 복장학원을 알게 됐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 국제복장학원이라는 데가 제가 서울예대가 남산에 있었거든요. 바로 그 길에 매일 거기로 지나가는 길에 있었는데 저는 진짜 몰랐던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아니 제가 몇 년을 댕겼는데 여기 있었어? / 그때는 제가 모든 걸 단절하고 신문, TV도 안보고, 꿈을 접어야 되는 아픔이 있잖아요? 그러면서 패션을 할 때라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기에 몰입했던 것 같아요.]

죽기 살기로 패션을 배웠고 각종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본인의 이름으로 의상실을 낼 때도 생계를 건 도전이었습니다.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 2천만 원을 담보로 이렇게 받았어요. 근데 그때 1,800만 원인가가 보증금이었어요. 가게에 보증금 이었고, 나머지 돈은 친구 회사에 빌붙어서 거기 에서 사람도 딱 패턴은 제가 하고, 그냥 미싱 하시는 분, 제자 하나, 딱 2명만 써서 일을 시작한 거죠.]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12년 만에 파리 전시회를 열 정도로 승승장구한 건 한 번도 도전을 멈추지 않아서였습니다.

한글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20주년 행사가 있었습니다. / 이왕이면 내 돈 가지고 가서 쇼를 하는 데 이왕 나도 그럼 다시 한국적인 거 한번 더해야지 그래서 다시 고민하고 찾아낸 것이 한글이었어요. / 그러면서 처음에 시작할 때는 / 다 반대하는 거예요. 우리 직원들이. 선생님 파리에서 정말 무슨 망할 일 있어요? 영업 해외 마케팅하는 친구들, 우리 디자이너들, 회사 영업 다 반대를 하는 거예요. 우리 회사 망한다고.]

우리는 한글을 문자로 보지만 외국에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봤습니다.

의외의 반응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 한글 플러스 하나를 더 하자, 그러면서 단청이나 창살이나 자수나 우리나라 태극기 아니면 무궁화 뭐 하나씩을 추가하기 시작한 거예요.]

이제는 한글 패션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는 디자이너 이상봉에게 한국 패션의 가능성을 물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 한류가 전 세계 대한민국의 모든 음악, 드라마, 영화 모든 것들이 다 난리지 않습니까? 거기에 패션의 가치, 같이 동행하면 저는 우리나라 산업이 지금 정지되어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3만 5천 불 요 선에서. 우리가 4만 불, 5만 불 넘어가는데 이게 가장 인간하고 가까운 패션이 우리가 나름대로 성장할 때 그 시대가 올 거라고 보는 거죠.]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이상봉은 태국에서 열릴 한글 패션 전시회를 위해 작업실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촬영기자:박재상 정태우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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