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ettyImagesBank |
‘현대인은 스트레스 속에 살아간다’고들 한다. 일상에 스트레스 요소가 숨어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듯 정신 질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정신 질환 1년 유병률은 8.5%이고, 평생 유병률은 27.8%에 달한다.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 질환을 경험한다는 얘기다. ‘세계 정신건강의 날’(10월 10일)을 앞두고 가장 흔한 정신 질환으로 꼽히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에대해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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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2주 이상 지속하면 의심
우울장애(우울증)는 우울감이나 의욕 저하 등이 지속하는 질환이고,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병적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꼭 환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우울감과 불안은 느낄 수 있고,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과 증상이 어느 정도일 때 전문의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이 온전히 유지되기 어려울 만큼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할 때 의심해 볼 것을 권한다. 어떠한 개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 상태다.
우울한 감정과 불안한 감정이 몰려 왔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고 다른 기분으로 전환되는 게 보통이다. 질환으로 불거졌다면 이러한 감정이 전환되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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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자각 못 하는 경우도 많아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는 정신 질환 중에서도 본인이 스스로 진료실을 찾는 질환으로 꼽힌다. 본인이 문제를 가장 잘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질환이라고) 느끼거나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가령 우울증인데 본인은 실제로 우울한 감정이 들지 않아 우울장애일 거라 생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측면에서 증상이 드러난다.
가장 눈여겨볼 것은 생활 패턴과 생리 현상의 변화다. 평소 잠을 잘 자던 사람이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오히려 무기력해져 잠이 과도하게 늘기도 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소화기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연령에 무관하게 소화능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고, 배변 패턴이 바뀌기도 한다. 수행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평소에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공부나 업무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제3자의 시선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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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부작용·내성 걱정할 필요 없어
정신과 진료를 기피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약물 부작용이나 내성에 대한 우려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에 처방되는 대표적인 약물은 항우울제인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항불안제인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다. 벤조디아제핀은 신경안정제로도 불린다. 우울장애든, 불안장애든 일반적으로 두 약물이 공통으로 쓰인다.
우선 SSRI의 경우 2세대 항우울제로 큰 부작용이나 내성 위험이 거의 없는 약물로 유명하다. 부작용과 내성 문제는 과거 정신과 약물에서 기인한 과도한 우려가 지배적이다. 벤조디아제핀의 경우 장기간 복용 시 의존성이 생길 순 있지만 실제로 그 정도로 처방되지 않는다. 따라서 부작용이나 내성 우려 때문에 진료를 기피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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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개선보다 이후 유지 치료 더 중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가 보통 같이 처방되는 이유는 항불안제의 경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이 비교적 짧아 급한 불을 끄고, 이후 항우울제로 안정화하기 위함이다. 또한 어느 하나의 질환으로 진단받았더라도 불안과 우울 두 가지 증상을 함께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SSRI의 경우 일반적으로 4~6주 정도 안정적으로 복용했을 때 제대로 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근데 약물이 효과를 보이고 증상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다. 교과서적으로는 꾸준한 치료로 증상이 없는 기간이 6개월 정도 잘 유지되면 주치
의와 논의 후 투여 용량을 점차 줄여가면서 경과 관찰과 함께 궁극적으로 약물 투약을 끊게 된다. 완치의 과정이다.
따라서 완치를 위해서는 증상이 나아지는 것 이상으로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운동과 다이어트에서도 근육량 증가, 심폐 기능 개선, 체중 감소 등 눈에 띄는 변화뿐 아니라 유지하는 게 중요한 만큼 정신 질환 치료 역시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신 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완치율을 높이고 완치 기간을 줄이는 길이다.
도움말=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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