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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英, 아프간·이라크 전쟁 출격 기지 '차고스제도' 모리셔스에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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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임대한 미군 기지는 계속 운영

미군, 섬 전체 기지로 이용

군함·장거리포 거점…중동 정세 악화에 중요성 부각

바이든 "지역, 세계 안보 요충지"

강제 퇴거 주민 귀환 예정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영국이 인도양 남서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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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7일 미국 공군 폭격기 B-1B가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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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인도양의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한다고 발표했다.

차고스제도는 영국이 1965년 모리셔스로부터 분리해 이 제도의 가장 큰 섬인 디에고 가르시아에 미군기지를 유치한 이후 수십 년 동안 영토 분쟁을 겪어왔다.

영국의 주권 반환 결정으로 양국은 조약을 체결하고 반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모리셔스로 편입을 완료하면 섬에서 강제 퇴거당한 주민들의 귀환 길이 열리게 된다. 영국이 임대한 미군 기지는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영국과 모리셔스 정부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평화적 해결과 법치주의에 대한 양국의 항구적인 노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외교를 통해 오랜 역사적 과제를 극복했다”고 환영했다.

디에고 가르시아 섬은 1966년 영국이 미국에 임대해줬으며 미군이 섬 전체를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군함과 장거리 폭격기의 거점으로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 공습과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주요 출격 기지 역할을 해왔다. 중동 정세가 긴박해지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AP통신에 따르면 이 기지에 주둔하는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작전에 참여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기지에 대해 “지역과 세계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리셔스는 차고스 제도 분리 이후 196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섬 주민들은 강제 이주에 내몰리면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강제퇴거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유엔 총회에서 진행한 차고스제도 반환 표결에서 영국이 모리셔스에 참패했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16개국은 표결에서 영국이 6개월 이내에 차고스제도에 대한 지배권을 모리셔스에 반환할 것을 촉구하는 구속력 없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모리셔스는 오랫동안 반환을 요구했지만 영국이 이에 응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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