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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초토화된 레바논…2주만에 건물 3000채 파손, 사망자 13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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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년래 최악의 인명 피해

레바논 엑소더스…시리아로 16만명 탈출

헤럴드경제

4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도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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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이스라엘의 전례 없는 융단 폭격에 레바논 전역이 광범위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 레이더 분석 결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이후 레바논에서 3100여개 건물이 폭격으로 부서지거나 훼손됐다.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1336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추산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이미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를 넘어 최근 30년 동안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된 상황이다.

비영리 분쟁 감시단체 에어워즈의 에밀리 트립 이사는 헤즈볼라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공격 강도와 무기를 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의 코리 셔 박사와 오레곤 주립대학교의 제이몬 반 덴 호크가 FT에 제공한 위성 기반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레바논 남부 국경 일대와 동부 베카계곡,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등의 헤즈볼라 거점이 집중 피해를 입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하마스와 연대를 밝히며 이스라엘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고, 이스라엘도 이에 맞서 레바논 남부에 위치한 헤즈볼라 시설에 대한 폭격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대규모 공세는 그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보인 공격 수위를 훨씬 뛰어넘었다. 지난달 17~18일엔 헤즈볼라 대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연쇄 폭발로 수천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했다.

이스라엘은 자국 북부의 피란민 6만여명이 귀가할 수 있도록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스라엘의 폭격이 계속되면서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유입되는 피란민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스라엘의 지난달 23일 대규모 공습 이후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16만명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시리아로 넘어간 피난민 중 70%인 11만 2000명은 시리아 국적이고 나머지는 레바논 국적이다.

트립 이사는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타격 무기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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