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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1인 스마트가전 시대⑤] AI가 촉발... 스마트가전 미래 바꿀 변수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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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균]
스마트PC사랑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전 대표(사진)는 2018년 초대 대표로서 임기를 시작한 뒤 올해 7월 사임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회원사 2300여곳을 거느린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다. 사진=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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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지속적 증가와 점점 더 개인화되는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스마트 1인 가전 시장이 커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마트 1인 가전의 의미 속에는 스마트 가전과 1인 가전이 결합된 것인데, 사실 이 둘은 각각의 발전과정을 거쳐왔다.

스마트 가전은 스마트폰 등장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개념화되어, TV·냉장고·세탁기·로봇청소기·조명·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 앞에 '스마트' 명칭을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이 '똑똑한' 전자제품들의 특징은 본래의 기능을 뛰어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그 기술적 기반은 컴퓨팅과 네트워킹이다. 소프트웨어를 폭넗게 탑재할 수 있게 되면서 기능과 성능이 확장되고, 인터넷에 연결됨으로써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작동할 수 있는 자동화 기능, 어디서든 제어할 수 있는 원격제어 기능,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스마트 가전의 주요 특징은 바로 컴퓨팅과 네트워킹에 기반한 것이다.

한편 1인 가전은 스마트 가전 등장 이전부터 혼자 사는 사람이나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설계된 가전제품을 의미하며 성장해왔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의미하는 가전은 원래 가족 단위 사용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1인 가구의 증가와 개인화된 라이프사이클은 혼자 사용하는 가전이라는 수요를 만든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소형화와 에너지 절약을 염두에 둔 '미니' 가전들 위주로 개발되어 오다가 점차 개인화된 기능 중심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스마트'와 '1인'이 만나 스마트 1인 가전으로 발전해가는 데에는 스마트폰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스마트폰은 개인화된 스마트 기기의 총아다. 개개인에 전적으로 전속되면서, 24시간 함께 이동하고, 거의 모든 개인이 갖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연산과 접속을 할 수 있는 기기는 스마트폰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 가전이 스마트폰을 통해 모니터링과 제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개인화되고 가장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여러 스마트가전을 연결시켜 사용하는 것이 현재의 스마트 1인 가전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은 어떨까. 미래의 모습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들을 살펴보자.

우선, 모든 산업 영역이 마찬가지이지만 스마트 1인 가전 역시 인공지능(AI)의 발전에 따라 커다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데이터학습과 AI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었으나 실제 활용에 있어서는 기기 자체적인 공간인식이나 음성인터페이스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 근래의 초거대·범용·생성형 AI 개발 경쟁을 고려하면 가전에서도 AI가 젊은 세대들의 은어처럼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하게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통합된 스마트 홈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다. 단순히 기기 간의 연동과 제어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 각 기기의 효능을 극대화할 것이다. 헬스케어 기능을 예로 들면 개인과 함께 이동하는 스마트폰, 워치, 링 등은 끊임없이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생성하고 수집하고 있지만 모니터링 및 알람 정도의 기능 밖에 수행할 수 없다. 반면 조명, 에어컨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해야 하는 기기들은 개인의 건강상태를 인식하도록 만들기는 어렵다. 각 기기의 데이터 및 기능과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야 더 똑똑해질 수 있다.

세 번째로, 탄소배출 문제, 즉 에너지 효율성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스마트 가전은 일반 가전보다 탄소를 더 배출하는 문제가 있다. 기기 자체의 전력 소모 뿐 만 아니라 모바일과 클라우드로 연동되어 데이터센터에서도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AI가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지구적 기후위기 측면에서도 문제지만, 개인 차원에서도 사용하는 스마트 가전이 늘어나면서 국민1인당 전력사용량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서도 획기적인 저전력·저에너지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스마트 1인 가전의 발전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네 번째로, 개인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전자제품화와 개인화가 가속될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제품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예전에는 가전이 아니었지만 이미 가전화된 제품이 많다. 도어락이나 쓰레기통 같은 생활에 밀접한 물품들도 전자제품화되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스마트'해지고 있다. 자동차 역시 미래의 가전으로 지목된지 오래다. 우리의 생활공간 전체가 전자제품화 하는 동시에, 개인을 인식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다.

스마트 1인 가전의 미래에 영향을 줄 요소들을 네 가지로 살펴보았다. 대부분 기술적 진보에 따른 영향을 예측한 것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구체적인 효용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스마트TV 시장이 빨리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거실의 TV는 가족 단위 가전으로 개인화 필요성이 크지 않았고 스마트폰이 개인화된 디스플레이 역할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식기세척기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은 세척이 종료될 때 문이 자동으로 열리게 하는 단순한 기능이었다. 역사적으로 가전은 인류의 가사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더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하는 역할로 출발했다. 스마트 1인 가전이 개개인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뒷받침해주는 본연의 역할을 중심으로 발전할 때 미래가 더욱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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